은행권, 올해 경영 새 틀 짠다···'디지털' 핵심 화두
은행권, 올해 경영 새 틀 짠다···'디지털' 핵심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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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銀 '디지털 혁신' 강조
"고정관념·사고방식 전환 필수"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지난 22일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이 올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본격적으로 내년 사업 밑그림 그리기에 나섰다. 공통분모는 역시 '디지털'로 요약된다. 코로나19 등으로 비대면 영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만큼, 이번 회의에서도 디지털 혁신에 방점이 찍히는 모양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22일 2021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앞으로 신한이 나아갈 방향은 '디지털 컴퍼니'"라고 밝혔다.

진 행장은 "디지털을 도구로 삼아 각자 맡은 영역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를 바탕으로 모든 직원들이 디지털과 금융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능력으로, 진 행장이 올 초 임원·본부장 워크숍에서 언급한 업무방식이다. 이 자리에서 진 행장은 "디지털데이터·위기관리·민첩한 변화·조직소통·집단창조력·3차원 협상력 등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하면 도태되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전통적인 금융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디지털을 중심으로 유연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경영전략회의에서 다시 한번 피력한 셈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같은 날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경영목표로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권 행장은 "122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위기극복 DNA에 '혁신 D.N.A'를 더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혁신 D.N.A'는 올해 우리은행의 3대 경영 추진방향인 '디지털 혁신(Digital)·지속가능 성장(Net)·수익기반 확대(Action)'를 대표하는 각 영어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경영 핵심 키워드다.

특히 경쟁사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를 특별 강연자로 초빙해 '디지털 혁신'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우리은행 측이 먼저 카카오뱅크에 요청하면서 특별 강연이 성사됐는데, 같은 업종의 경쟁사 대표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경쟁사의 우수한 점까지도 배우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권 행장의 혁신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은행권이 디지털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에 따라 생존이 갈릴 것이라는 절실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털금융에 대한 고객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데다 은행에 이어 이제는 증권사와 상호금융, 우체국 등 금융사들까지 오픈뱅킹 경쟁에 가세하면서 디지털 혁신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신한은행은 미래형 디지털뱅킹 시스템 전환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객이 영업점과 비대면 채널 구분 없이 연속적인 뱅킹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은행 전 채널의 고객 행동 데이터와 마케팅 정보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골자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차원에서 디지털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사업 방향을 설정했다. 우리금융은 디지털·정보기술(IT)부문, 우리에프아이에스 디지털 개발본부를 우리금융디지털타워로 이전하고 손태승 회장의 '디지털 집무실'도 조성, 디지털 헤드쿼터를 조성한 바 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으며, KB국민은행은 플랫폼 조직 신설 등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경쟁사에 맞설 디지털 전환의 닻을 올렸다는 평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더해 최근 빅테크와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디지털 경쟁력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며 "디지털 흐름에 맞는 업무환경은 물론이고 서비스, 상품 강화가 생존 요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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