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재귀반사식 車번호판' 문제해결 아쉽다
[전문가 기고] '재귀반사식 車번호판' 문제해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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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자동차 번호판은 자신의 신분을 남들에게 확실히 알려 떳떳하고 문제가 없다는 하나의 시그널이다. 따라서 정상적인 번호판이어야 하고, 번호판등도 꺼지는 일이 없도록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일부러 구부리거나 불법으로 보이지 않게 해 범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면 안 된다.

그만큼 다른 국가에서는 번호판이 잘 보이지 않으면 엄히 단속하고 벌칙도 강하며, 차체에다 의무적으로 더 크게 인쇄해 더욱 잘 보이게 한다. 국내 번호판은 흰색 바탕에 검정색 글씨로 돼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색깔이다. 

그러나 이 번호판은 페인트 방식이어서 인식이 어려운 것은 물론, 야간에 잘 보이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많다. 현재 야간에 지나가는 차량의 번호판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만큼 문제가 크다.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반사율을 높인 번호판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재귀반사식 번호판'이다. 재귀반사식은 반사율도 워낙 높아서 야간 인식률이 높고 푸른색의 국가 문양도 옆에 입혀서 미려하게 만드는 등 일선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품질 문제가 발생한다. 유럽과 같은 번호판 반사율인 휘도가 40cd 정도가 아닌 3~12cd로 책정한 것이 문제다. 유럽의 경우 반사율이 워낙 높아, 인식율이 상당히 높은 반면 우리는 명목상 도입한 재귀반사식 번호판 효과는 미미하며, 페인트식과 다름없다는 불평이 나온다. 

휘도가 12cd 이상이 되면 반사율이 높아 무인단속기 측정이 불가능해지면서 문제가 된다지만, 3cd 이상으로 책정한 것은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휘도를 낮게 책정하면 고가의 재귀반사식 번호판을 도입하는 의미가 희석되고 외부 인식률도 당연히 떨어진다. 

특히 중국 등 저가의 재귀반사 필름을 수입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해, 도입의 의미가 전혀 없다. 입증됐다면 휘도 12cd로 고정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으면서 불미스러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 휘도를 높게 한 번호판의 경우 상황에 따라 무인단속기의 인식이 안된다는 유튜브 영상이 발표되면서, 이를 언급한 유명 유튜버가 검찰에 고발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후 국내 한 방송사에서 실태조사한 결과, 서울 시내 3군데 무인단속기 시험에서 페인트식은 모두 단속된 반면,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경우 한 건도 찍히지 않았다. 이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후에도 유튜버는 고발이 취하되지 않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아쉬운 부분은 이러한 재귀반사식 번호판의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심각성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대로, 번호판은 다른 문제와 달리 심각한 문제로 확장되는 폭발성을 안고 있는 사안이다. 

실제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문제가 있는지 실태 확인을 더 하고, 현재의 휘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확실한 개선책이 요구된다.

국토교통부가 슬쩍 개인을 상대로 재갈을 물리지 말고 확실하게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시에 문제가 확인되면 고발한 개인 유튜버에 대한 사과와 손해배상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중앙부서로서의 역할을 부여한 것은 국민 개인을 상대로 권력을 휘두르라고 준 것이 아닌, 제대로 역할을 해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것으로 부여한 권한임을 명심해야 한다. 동시에 재귀반사식 번호판에 대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 제대로 된 조치를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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