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자사주 산 증권사 CEO들, 10개월새 평가익 두배  
코로나 위기에 자사주 산 증권사 CEO들, 10개월새 평가익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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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86억→222억 '수익률 158%'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사장 등 152%…이외 50~100%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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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자기주식을 대거 사들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10개월 새 두 배를 웃도는 평가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3월 저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증권주가 증시 호황 속 고공행진을 펼친 영향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전날까지 142억원의 주식 평가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25~26일 이틀간 자사주 26만3000주를 85억7975억 원어치 사들였다. 

매입 당시 평균단가는 3만2622원이었지만, 이후 한국금융지주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평가액은 221억9720만원으로 불어났다. 10개월 새 157.6%(136억1745만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지난해 3~4월 자사주를 사들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도 쏠쏠한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양 사장은 이 기간 39억7304억원을 들여 45만4853주를 주당 8734원에 매입했다. 전날 대신증권 주가는 1만2650원에 거래를 마쳐, 17억8085억원(44.8%)의 수익을 냈다.

수익률로 보면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크게 두드러진다. 조 사장은 지난해 3월24일 5000주를 주당 3860원에 1930만원어치 사들였는데, 현재 4865원으로 오르면서 주식가치도 152%(2935만원) 뛰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김남구 회장에 수익률 선두를 내줬다.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3월, 자사주 5만5000주를 주당 1940원에 매입했다. 당시 투입한 1억670만원이 현재 2억240만원으로 늘어나면서 10개월 새 두 배 가까운(90%) 수익률을 시현했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3229만원, 72.1%)과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1419만원, 60.1%), 권희백 한화투자증권(4196만원, 51.9%) 등도 자사주 매입 후 양호한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 

다만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14.8%(4963만원→5700만원)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정 사장은 코로나19로 주가가 고꾸라지기 이전인 지난해 3월3일 자사주를 매입한 까닭에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수 증권사 CEO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던 당시, 위기 극복 일환으로 잇달아 자사주를 매입했다. 급락장 속 주식이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 주가 부양에 나서며 책임경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패닉장 이후 주가가 뚜렷한 반등을 이루면서 CEO들은 주식 평가 차익도 얻게 됐다"면서 "향후에도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실적 기대감 등에 증권주 추가 상승이 예상돼, 이들의 차익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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