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통합 저해한 '내란 선동'
[김무종의 세상보기] 통합 저해한 '내란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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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나라. 자유민주주의 대표 국가.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드림 아메리카.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온갖 기행과 코로나의 부적절한 대처로 우리가 알던 미국 맞나 할 정도로 실망감이 여기저기 나온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진행되고 있다. 현 시대, 전세계를 이끄는 미국의 수장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게 참 극적이다. 트럼프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가 요동을 치던 게 엊그제 같다. 변동성을 더한 그 시절이 바이든이 집권했다고 끝날 것 같지는 않다. 바이든 역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은 여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해 지켜봐야 하는 것은 코로나 대응에서도 보았듯이 그간 우리가 미국에 대해 본질적으로 파악한 데 미흡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김정은, 푸틴과 같은 권력의 위치에 대해 동경했을까. 언론에 드러난 그의 모습을 보면 자신의 권력을 휘두르고 자기 의지대로 하고 싶은 그런 위치에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탄핵의 이유는 내란 선동이다.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폭도가 의회에 난입해 사망자까지 발생한 사건이다. 미 하원에서 탄핵안이 발의되고 통과돼 트럼프는 재임 기간 중 두번이나 탄핵을 받게 됐다. 상원까지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여론은 의회 폭동을 트럼프의 선동 때문으로 보고 있다.

우리도 의회에서 고성방가, 윽박지르기, 삿대질, 심지어 유도에서 볼 수 있는 메치기 등 의회 소란을 종종 목격한다. 단지 미국과 차이가 있다면 국민이 아닌 의원들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의회를 점거하고 난입해 소란을 피우도록 선동한 것이 무슨 문제냐 하겠지만 사망자까지 발생한 미국에선 나라의 정체성,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트럼프 탄핵의 결론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하지만 극단에 선 트럼프의 행동이 통합 정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임기 마지막에 순탄하지 못한 것은 그간 우리 역사에도 반복된 일이었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의회주의의 한계 때문이다. 아직까지 더 나은 대안이 없을 뿐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탄핵으로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농단으로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거론됐지만 갑론을박이 있어 당장 실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을 보면서 우리 정치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도 통합 정치에 대해서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여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머릿수로 의회를 리드하는 의회주의의 한계가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볼셰비즘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볼셰비즘은 20세기 초 러시아에서 형성된 혁명적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이후 형성된 공산주의자들의 사상적 경향을 총칭한다. 우리와는 동떨어진 것 같은 볼셰비즘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1. 반자본주의적 정치·경제체를 수립하기 위한 일련의 권위적(Authoritative), 중앙집중적(Centralized), 폭력적(Violent) 계획 수립을 선호한다. 2. 정체(政體) 관리에서 전체주의(Totalitarianism)의 방식을 따른다. 3. 모든 혁명 운동에서 나타나는 기회주의 및 우경투항주의 경향에 반대한다. 4. 다수에 의한 민주적 결정, 절차주의라는 두 가지 요소를 배격하고(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강렬한 부정) 사상 및 사상적 목적의식에 의한 이념적 국가 성립을 목표로 한다. 5.모든 경제 관리에 대한 급진적인 통제주의 방식을 선호한다. 6. 인류 문명의 지속적인 진보와 인간성(Humanitas)에 대한 숭배 및 전투적 무신론의 경향이 있다.

코로나 상황에서 국가주의가 은연 중에 침투하는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기에 민(民)이 주(主)가 되는 세상이 퇴보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원한 권력은 없다. 하지만 권력을 잡은 자는 권력유지의 욕구가 있다. 그래서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이런 권력 속성을 이해하고 감시할 곳은 궁극적으로 국민 개개인 자신이다. 개인의 정치적 각성이 요구되는 시기다. ‘통합’을 유심히 보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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