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개인투자자 향한 통화정책 수장의 충고
[기자수첩] 개인투자자 향한 통화정책 수장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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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지난 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투자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등락폭이 확대되면서 국내증시가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식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활동계좌수는 지난 5일 3563만 계좌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가 주식을 구매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1일 72조321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섰다. 예탁금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 12일에는 74조4559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국내증시의 하방지지를 도맡아왔던 건 개인투자자였다. 지난해 3월19일 장중 1439.43까지 떨어졌던 코스피는 올들어 3100선을 돌파하는 등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가 회복됨에 따라 특정 종목에서 수익을 올린 사례도 증가했다. 

한 개인투자자는 "예전에는 주식이라고 하면 도박과 같은 것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예능에서도 가볍게 다루고 있어 주식에 대한 이미지가 나아진 것 같다"며 "주변에서도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데이트에서도 심심치않게 주식이야기가 오고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증시는 강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는 늘어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0조7559억원, 코스닥 10조2241억원 등 총 20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7일 20조원을 돌파한지 약 5거래일 만에 1조원이 증가한 상태다. 

급기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제가 경고음을 냈다. 그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간담회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한 투자는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가격조정이 있을 경우 감내하기 어려운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며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가 바뀌거나, 예측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한다거나,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가팔라지고 백신공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하는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느나라든 통화정책의 수장인 중앙은행 총재의 입은 무겁다. 웬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좀처럼 의견을 내지 않거나 내더라도 두루뭉실하게 간접화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의 말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한은 총재가 개미투자자를 향해 직설적인 화법을 써가면서 까지 경고음을 낸 까닭은 무엇일까. 이례적인 만큼이나 '소신발언'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에 기반해 그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귀신도 모른다는 주식에 관한 얘기를 그 누구라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한은 총재도 주식 전문가는 아닐 터. 다만 상식과 정황에 근거할 때, 현재의 상승장이 과도한 유동성과 무관치 않다는 확신을 반영하고 있음은 분명하지 않을까. 

현재 국내증시에 유입된 투자자들 중에서는 투자 초기 수익을 본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주가가 크게 상승한 장에서는 누구도 쉽게 주가흐름을 전망할 수가 없다. 현명한 주식투자자라면, 지금은 좀더 신중한 자세를 갖을 때다. 중앙은행 총재까지 나서 '주의' 신호를 보낸 이유를 숙고해 보고 필요하다면 행동으로 옮길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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