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1년', '포스트 김정태'?···하나금융 회추위에 쏠린 눈
'3연임+1년', '포스트 김정태'?···하나금융 회추위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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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규 '이사 재임 연령 70세'···金 회장 '3연임+1년' 재신임 주목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이어 두번째 '4연임' 타이틀 획득할까
결국 초점은 '김정태 후임'···함영주·이진국·이은형·지성규 거론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금융)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하나금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김정태 회장 재신임'이냐, '포스트 김정태' 체제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금융권 안팎에서 하나금융의 후계 구도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유력 차기회장 후보로 꼽혀온 함영주 부회장을 포함한 후보군이 하마평에 거론되는 가운데, 갖가지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되는 눈치다. 

일각에선 김정태 회장의 연임 의지에 따라 수장 자리가 판가름 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킹메이커 역할을 할 사외이사진에 그간 김 회장에 힘을 실어준 이들이 대거 포함된 데다 당장 김 회장을 대체할 만한 후보군이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르면 다음 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할 계획이다. 회추위는 김정태 회장을 제외한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돼 있다.

윤성복 위원장을 비롯해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백태승 한국인터넷법학회장, 허윤 서강대 교수, 김홍진 한국예탁결제원 상무 등 8인이다. 앞서 하나금융은 일명 '셀프 연임' 문제를 막기 위해 지난 2017년 말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회추위는 이달 말 본격 가동 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관리해 온 차기 후보군을 대상으로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을 추릴 예정이다. 회추위가 관리 중인 내·외부 후보군은 20여명 정도다. 이들이 사실상 차기 회장 롱 리스트인 셈이다. 이후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김정태 회장 4연임 가능성은···사외이사 교체 최소화

차기 회장의 주요 후보군은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이 가장 선두에 서 있다. 외환은행 인수 직후인 2012년 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이뤄냈다는 성과로 지난 2018년 3연임에 성공하며 9년째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다.

사실 두 번째 연임이 확정됐을 때까지만 해도 업계에선 '포스트 김정태'로 누가 떠오를지에 관심이 쏠렸다. 하나금융 내규상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김 회장은 올해 2월 이후 만 69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회추위가 임박하자 김정태 체제가 1년 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는 분위기다.

회추위를 맡은 사외이사들이 김 회장에게 우호적인 인물로 꾸려져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월, 5년으로 제한됐던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를 개정 상법에 따라 1년 연장해 6년으로 변경했다.

내규 수정으로 혜택을 본 이는 윤성복 사외이사다. 윤 사외이사는 최대 임기를 채워 지난해 3월 물러나야 했지만, 개정에 따라 한 차례 더 연임하면서 올해 3월까지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회추위를 염두에 두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다. 

윤 사외이사는 김 회장과 같은 경남고 출신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박원구·차은영 사외이사는 지난 2018년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김 회장이 연임 의지만 있다면 장기 경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김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할 경우,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4연임 회장' 타이틀을 얻게 된다.

문제는 김 회장이 재신임 될 경우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도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회장 역시 직간접적으로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나이를 제외하곤 결격 사유가 없다는 점, 연임 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해 회추위 위원이 될 수 있음에도 회추위에 속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융권에선 한 번 더 재신임 될 가능성도 보고 있다. 

◇함영주·이진국 부회장, 지성규 행장 '하마평'

김정태 회장의 후계자 1순위로 꼽히는 함영주 부회장도 차기 회장 경쟁 구도에서 빠지지 않고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최근 임기가 1년 연장된 함 부회장은 경영지원부문을 이끌며 전략기획, 재무기획 등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는 데 기여한 데다 KEB하나은행 초대행장 당시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였다는 평가 속에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물론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리스크와 현재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변수다. 능력과 경험을 두루 갖췄음에도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에 도전할 경우 법적 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부담을 느낀 회추위가 다른 후보를 찾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진국·이은형 부회장,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외부 후보들로 후보군이 좁혀진다. 하나금융은 차기 후계 구도를 위해 지주에 부회장직을 추가로 만들고, 함영주 부회장 외에 이진국·이은형 부회장을 선임한 바 있다.

이중 이진국 부회장은 신한금융투자 출신으로, 하나금융에서 국내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회장과는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다. 외부 출신인 이 부회장이 2016년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로 영입된 것도 김 회장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은행부문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주 회장에 오르기 위해 갖춰야 할 은행 경력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김 회장이 지난해 3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영입한 이은형 부회장 역시 지주에서 기대가 큰 인물이다. 다만 1974년생으로 아직 젊고 비교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지주 회장을 맡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 디지털 경쟁력을 마련했다는 평의 지 행장은 지주 회장보다는 은행장 연임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차기 회장 선출 과정과 비교했을 때 회추위 일정이 늦어지는 면이 있다"면서 "법적 리스크 등 여러 변수 탓에 뚜렷하게 떠오르는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 영입을 하자니 내부의 반발이 우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이 평소 연임에 뜻이 없다고 했다지만, 조직 안정화를 위해 좀 더 하나금융을 이끌어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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