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3월 임기 만료···재신임에 무게 실리는 이유
권광석 우리은행장, 3월 임기 만료···재신임에 무게 실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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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박경훈 등 경쟁자들 자회사 이동···孫 회장과 1년 간 '손발'
조직안정·디지털 혁신 등 성과···과점주주 지지 철회 가능성 낮아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우리은행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권광석 행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거취가 주목된다. 1년도 안 되는 재임 기간동안 조직안정, 디지털 혁신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 속에 재신임(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역시 관전 포인트는 '6대 과점주주 체제'에 맞춰 구축된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의 표심이다. 대체적으로 권 행장 취임 후 1년 동안 손태승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원활한 협력관계를 형성했다는 평가지만, 사외이사들의 표심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6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내달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손태승 회장과 6대 과점주주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6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금융 6대 과점주주는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푸본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등이다.

자추위는 은행장 후보추천을 위한 자격요건과 후보군을 결정하고,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 선정, 숏리스트 선정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 후보를 추리는 데까지 통상적으로 한 달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내달 중순 이전에는 일정이 시작돼야 한다.

권광석 행장은 1년 임기로 지난해 3월 취임했다. 당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잃은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성과내기 보다는 조직 안정에 공을 들였다. DLF와 라임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으나, 피해보상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는 게 내외부 평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권 행장 색깔 내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금융권 화두인 디지털 전환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7월 디지털전략 수립과 디지털 마케팅 채널을 총괄 관리하는 DT추진단을 신설하고 DT 과제를 발굴해 왔으며, 지난달 롯데멤버스와 업무제휴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 금융상품을 개발 중이다.

최근엔 우리은행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기업금융을 위해 VG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전국 영업점을 거점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간 협업체계를 구축해 기업금융 등 대면채널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과거 우리은행 기업금융(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한 권 행장에게는 강점을 보여줄 기회다.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우리금융지주)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조직 안정과 함께 디지털 혁신 등 체질 변화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권 행장의 연임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주목받았던 우리금융의 연말 인사 결과도 연임 전망을 높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기 우리금융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은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박경훈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로 정해지며 유력한 경쟁자가 줄어든 까닭이다. 김정기 대표이사는 과거 권 행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관건은 과점주주들의 입김이 미칠 사외이사 표심의 향방이다. 실제 지난해 사실상 손 회장의 측근이 아닌 인물이 행장으로 '깜짝 발탁'된 데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금융 이사회에선 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당국과 맞서는 구도로 비치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고려해 권 행장을 선택했다. 사외이사 1석을 점유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권 행장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은행장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임추위원장인 손 회장이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했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다만 비교적 조직이 안정됐다는 평을 받는 지금은 상황이 사뭇 달라졌다. 우여곡절 끝에 손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친정체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말 인사에서도 손 회장은 우리금융에 수석부사장 자리를 새로 만들고 이원덕 전략부문장(부사장)을 임명했다.

권 행장의 입장에서는 역량을 집중해 온 조직 안정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고, 추진 중인 사업 연결성을 사외이사들에게 강조해 연임을 노려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권 행장은 내부에서도 조직을 안정시키고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 많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우리금융이 6대 과점주주 체제라는 점에서 사외이사들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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