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 호황인데···거래소는 '울상'
가상자산 시장 호황인데···거래소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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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당국에 신고 마쳐야 사업 영위
실명계좌 발급 '비상'···구조조정 본격화
지난 3일 국내 한 비트코인 거래소의 시세 차트.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국내 한 비트코인 거래소의 시세 차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상자산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BTC)이 강세를 띠는 가운데, 정작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오는 3월 시행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여파로 몇몇 대형사를 제외하곤 상당수의 거래소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금법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핵심인 실명확인입출금계정(실명계좌)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처음으로 39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약 3년 만에 2000만원을 넘어서더니 새해 들어서도 급등세를 보이며 3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3556만원대에 거래 중이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를 넘어서 테슬라 시가총액(6689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안 안전자산으로 주목을 받으며 반등, 상승세에 탄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의 질주에 이어 2등 코인인 이더리움도 덩달아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11월 말 60만원대를 넘어선 후 현재 115만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승세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 투자에 본격나서며 당분간 상승 곡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최근 가격이 급등해온 만큼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다만 업계에선 '투기'의 수단으로 인식되던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은행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눈독을 들인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의 강세는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호재'다. 가격과 늘어난 거래량이 거래소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무엇보다 곳곳에선 긍정적 인식 확산과 특금법 개정이 맞물리며 시장 및 당국의 신뢰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문제는 이런 호재가 주요 거래소에만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ISMS 인증', '실명계좌 발급' 요건을 갖춰 오는 9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마쳐야 영업을 이어갈 수 있으나,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플라이빗, 지닥, 에이프로빗, 코인원, 두나무, 빗썸 등이 ISMS 인증을 획득했는데, 이중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은 곳은 두나무와 코빗, 빗썸, 코인원 4곳에 불과하다. 이들도 은행과의 재계약 여부에 따라 사업 향방이 결정된다.

때문에 업계에선 70여개에 달하는 중소 거래소 중 살아남는 곳은 10여곳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한국지사 '바이낸스KR'는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비트나루, 비트인, 뉴비트, 코인제스트, 마이닉스, 유닥스 등은 사이트를 폐쇄했거나 영업을 종료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요건을 충족하려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실명계좌 발급은 사실상 은행의 판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까다롭다"면서 "아직 9월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신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들이 문을 닫는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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