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올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걸로 전망됐다. 반도체 설비투자도 중국과 대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다시 올라 설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반도체협회가 5일 발표한 '2020년 반도체 시장 동향 및 2021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전년보다 5.6% 증가한 992억달러였다.
코로나19와 화웨이 제재 등에도 2018년(1267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모바일 수요는 부진했지만 비대면 경제 확산으로 서버·노트북 분야 수요가 늘면서 선방했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수출이 303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 철강·석유제품을 넘어 수출 5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파운드리 위탁수요 확대, 5G 통신용 칩·이미지센서 등의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도 반도체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가트너,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작년 대비 평균 8.7% 증가하고, 이 중 메모리 시장은 15.5% 늘어날 걸로 예상된다.
무역협회, 산업은행 등 국내 기관들이 내놓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전망은 지난해보다 10.2% 증가한 1075억~1110억달러다. 2018년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1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됐다.
메모리는 D램 중심으로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작년보다 12.0% 증가한 703억~729억달러, 시스템 반도체는 7.0% 늘어난 318억~330억달러로 예상됐다.
D램은 연초부터 초과 수요로 전환해 그 폭이 점차 확대되고 낸드는 초과공급 상태를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초과수요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분야 설비투자에서도 우리나라는 2017~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 2019년 중국과 대만에 뺐긴 설비투자 1위 자리를 2년만에 다시 되찾아 올 걸로 기대된다. 국제반도체 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반도체 설비 투자액 전망치는 189억달러로 중국(168억달러), 대만(156억달러)보다 많다.
반도체 호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면서 작년 12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001억달러로 늘어 대만의 TSMC를 제치고 5개월만에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올해도 반도체가 수출·투자 등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수출을 견인하고 한국형 뉴딜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며 "메모리 초격차 유지, 시스템반도체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