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종의 세상보기] 세상이 변했다고 느낀 점
[김무종의 세상보기] 세상이 변했다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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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끝자락에 있다. 옷도, 차도 오래 입고 타는 다소 바꾸기를 귀찮아하는 ‘귀차니즘’ 성향이라 필자는 세상의 변화 또한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올해 살면서 이렇게 바뀌었구나 느낀 게 있다.

카뱅(카카오뱅크)으로 신용대출을 받아 봤다. 지금처럼 대출을 조이기 직전이다. 앱으로 신청을 하니까 신용도와 예상 대출액이 화면에 나왔다. 신청 버튼을 누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대출이 실행됐다. 대출은 은행 지점 창구에 이 서류 저 서류 준비해 가는 걸로 알았던 필자로서는 그저 신기했다. 은행들이 디지털, 디지털 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델3를 시승해 보았다. 폭탄주 ‘테슬라(테라+참이슬)’만 경험해 보았는데. 스르륵~. 가솔린 차와 달리 미끄러져 가는 느낌. 전기차는 왠지 힘이 없으리라 선입견을 갖고 있었으나 예상 밖의 상당한 힘을 보여줬다. 놀이공원 차, 골프장 카트 정도만 알았던 무지의 소치. 모든 조작은 핸들 오른쪽 중앙 콘솔(태블릿처럼 생김)에서 이뤄졌다. 심지어 백미러까지. 오래 전 자동차의 전장화 관련해 미래 예상 기사를 썼을 때 보다 더 진화한 전기차. 앞으로 전기차는 어떤 미래가 될까. 폭탄주 테슬라 마시지 말고 테슬라 주식이나 살 걸.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물건을 오래 쓰기를 좋아하는, 아니 좋아한다기 보다 바꾸는 시도를 귀찮아하는 성향상 지금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한번 사면 3~4일, 길게는 일주일을 착용한다. 아직 큰 문제는 없다. 마스크가 이렇게 필수품이 될 줄이야 예상도 못했고 코로나가 이리 오래가고 전세계 수백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줄 몰랐다. 그런데 아직도 확진과 사망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 있는 게 이상할 정도. 이 세상, 저 세상에 혼선이 온다.

전세를 연장했는데, 계약서 잉크가 마르기도 전, 얼마 지나지 않아 전세가격을 보니 또 2억원이나 올랐다. 서울 중심 지역도 아닌데. 벌써부터 다음 전세 연장이 걱정된다. 이사를 가야 하면 어떻게 가야 하지? 대출도 막혀있고. 지금보다 더 먼 곳으로 자진 귀향하는 셈으로 네이버 부동산 검색해 보니 매물조차 없다. 포기하고 쿨하게 새해 고민으로 이월한다. 전국을 한 시간 이내 초고속 열차로 깔고 고향서 서울로 출퇴근 하면 어떨까 하는 공상도 가졌지만 이미 지방도 어마어마 오른다니 괜한 생각이다.

추미애와 윤석열. 두 분의 갈등이 드라마가 되고 검찰 개혁은 어디로 갔는지, 검찰 개혁이 무엇인지도 헷갈려졌다. 검찰은 공무원이기에 정부의 일원으로 살아있는 권력은 조사하면 안된다고 명문화하는 개혁은 어떤가? 맞는가?

이래저래 신기한 한해였다.

새해 소띠 해라 한다. 얼마전 남양주시 진건읍에 있는 광해군묘 가는 길에 축사에 있는 소들을 만났다. 심드렁하니 필자에게 별 관심도 주지 않았다. 광해군묘는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으나 길가 펜스 너머 묘 뒷모습은 볼 수 있었다.

왕이었다 인조반정으로 군으로 강등한 그. 영화에도 나와 1200만명을 넘은 관람객을 모은 그다. 선조 때 이이 선생이 주장한 것을 왕명으로 대동법 이름으로 결국 40년 만에 시행한다. 호(가구) 단위로 받던 공납을 ‘결’(논밭 면적) 단위로 바꿔 쌀로 받아 백성들 부담을 덜어준다. 이것도 기득권층 반발로 일부 지역만 가능했다 한다. 화폐 경제가 아니었던 조선 시대에 백성들은 특산물로 세금을 내야 했는데 작황이 안좋으면 상인을 통해 대납, 이때 폭리가 엄청났으니 얼마나 어려웠을까.

세상의 변화는 빠른 것도 늦은 것도 있었다. 신축년 새해가 누구의 허락없이 목전이다. 새해에는 코로나도 물러나 소상공인 등 어려운 계층에 숨통이 트이고 좀더 나아지는 세상이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이사 걱정 새해에 하기로 했는데 또 잡념이 든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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