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결산/전자下] 코로나19에 '집콕'···K가전, '펜트업 효과' 폭발
[2020결산/전자下] 코로나19에 '집콕'···K가전, '펜트업 효과'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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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셧다운·매장 영업 중단 등 악재 후 억눌린 수요 폭발
위생 관련 가전·프리미엄 가전·대형 고화질 TV 판매 호조
삼성·LG전자, 사상 최대 실적 등 수혜···렌탈 시장도 '활활'
17일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LG베스트샵 강동본점을 찾은 고객들이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LG Objet Collection) (사진=LG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가전 업계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빛났다. 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가전업계가 '집콕(집에만 있는)' 수요와 맞물려 호실적을 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가전업계는 생산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북미·유럽 등 해외 오프라인 매장 영업 중단, 위축된 소비 심리, 대형 글로벌 행사 연기 등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각종 악재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반전됐다. 5월 말부터 생산이 재개되고 오프라인 매장도 다시 문을 열어 수요가 회복된 데 이어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펜트업(pent-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며 프리미엄 가전 등 판매가 늘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소비 이전 효과와 함께 위생 관련 가전 수요 급증, 대형 고화질 TV 수요 증가 트렌드 등이 나타났다.

특히 전에 없던 감염병의 등장으로 위생 개념이 강조되면서 관련 가전들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의류관리기, 식기세척기, 건조기, 무선청소기 등이 대표적이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올해 판매 데이터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의류관리기 151%, 식기세척기 88%, 건조기 23%, 무선청소기 17%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가전 수요도 증가했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올해 프리미엄 가전 판매량이 380만원 이상 안마의자는 60%, 340만원 이상 LED TV는 63%, 300만원 이상 양문형 냉장고는 49% 성장했다. 또 올해 객단가(고객 1인당의 평균 매입액)가 전년 동기대비 12% 상승해 실제로 소비자들이 가전 소비에 더 많은 비용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콕 영향으로 홈시네마 시장이 각광받으며 고급·대형 TV 시장도 성장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판매량은 2억2383만대로, 2015년(2억2621만대)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QLED TV의 올해 예상 판매 대수는 총 919만대로 작년(597만대)보다 54%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도 지난해 300만대에서 올해 354만대로 판매량이 1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TV 사이즈별 판매량은 70인치대 43.4%, 80인치대 80% 증가하는 등 대형일수록 성장폭이 컸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판매 비중은 금액 기준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정부가 추진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도 내수 진작 활성화에 한몫했다. 이는 고효율 가전제품이 선호되는 소비문화를 확산하고자 고효율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비용의 10%(개인별 30만원 한도)를 환급해주는 사업이다. 올해 환급대상 가전제품 매출액은 약 3조원으로 전년 대비 2.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예상 밖 '코로나19 특수'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3분기 매출 14조900억원, 영업이익 1조5600억원을 달성했다. CE부문에서 영업이익이 1조를 넘어선 것은 2016년 2분기 영업이익(1조원)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2분기 생활가전 영업이익률이 역대 2분기 기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상반기 매출(12조8338억원)과 영업이익(4594억원)도 양호했다. 3분기엔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9590억원)을 기록, 역대 3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냈다. 특히 LG전자는 이전까지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밑돌았으나, 올해는 3분기 만에 벌써 2조원을 넘게 벌어들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렌털 가전 시장도 더욱 활기를 띄었다.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렌털업계가 비대면 제품과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전자를 비롯한 위니아에이드 등 새롭게 렌털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이 전통 렌털업체를 위협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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