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냐 안정이냐' 은행권 임원 인사 '촉각'···관전 포인트는?
'변화냐 안정이냐' 은행권 임원 인사 '촉각'···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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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줄줄이 대기···은행 여건 '제각각'
KB국민·하나, 유임기조 속 '소폭' 전망 우세
신한, 진옥동 2기 라인업 '중폭 이상' 관측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김현경 기자]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의 부행장급 인사가 연말까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은행의 임원이 꽃이라면 그 중에도 부행장은 꽃 중의 꽃이다. 향후 최고 경영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등용문이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으로부터 이목이 집중돼 있다. 

먼저 지난 주 단행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CEO)급 인사에서는 두 회사 모두 '안정'을 선택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사업 환경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두 금융그룹 모두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 대한 대대적 교체를 단행하지는 않은 것이다. 이로 인해 오히려 부행장 인사에서는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은 이미 지난해 대대적으로 부행장급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안정'을, 신한은행은 부행장급 임기가 대거 만료된다는 점에서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만큼 은행장 및 자회사 대표이사(CEO) 인사를 제외한 임원인사를 이번주에 먼저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은 수년째 이어진 경영진 감축을 통해 조직 효율화와 안정을 추진해 왔다. 올해 역시 기존의 경영진 감축을 이어갈지 여부와 하나금융그룹 회장 및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인사폭을 어느선에 맞출지 관심사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18일 계열사 CEO인사와 함께 우리은행 임원인사까지 단행했다. 우리은행은 3개 사업그룹을 줄이고 임원수도 감축하는 등 조직을 대폭 슬림화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27일 전후로 임직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이재근 이사부행장, WM고객그룹 김영길 부행장, 개인고객그룹 성채현 부행장, IT그룹 이우열 부행장, 경영기획그룹 이환주 부행장, 디지털금융그룹 한동환 부행장 등 지난해 선임된 6명의 부행장 전원이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부행장들이 대거 교체됐다는 점에서 올해는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KB금융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과오없이 큰 성과를 이뤄낸만큼,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인사에서 연임된 부행장은 차기 계열사 CEO를 거쳐 행장 또는 회장 자리까지 오를 차세대 인재군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성채현 개인고객 그룹 부행장, 6년 전 윤 회장 취임 당시 이사회 사무국장을 거쳐 전략기획 부장 등을 역임한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 등의 거취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외  전략부문에서 은행내 입지를 다져온 이우열 부행장 역시 차세대 인재군으로 꼽힌다. 

디지털, IT부문을 통합하면서 현재 6명으로 된 부행장 자리가 줄어들 게 될지 여부도 임원 인사 못지 않은 관심사다. 기획을 담당하는 디지털 부문과 기술 구현을 담당하는 IT그룹이 통합될 경우 현재 각각 담당하고 있는 부행장 자리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 

하나은행 역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은 28일께 부행장과 전무 등 고위급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24일께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난 이후에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어 내년초 하나금융지주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본격 가동함으로써 김 회장의 임기만료 한달 전쯤인 2월 중순경까지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월 김 회장을 비롯해 은행, 카드, 캐피털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도 끝나는 만큼 하나은행의 임원 인사는 조직안정에 무게를 둘 공산이 크다. 이에 강성묵 중앙영업2그룹 부행장, 안영근 중앙영업1그룹 부행장, 이호성 영남영업그룹 부행장, 이승렬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박성호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등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대부분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안정'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KB국민은행 및 하나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은 '중폭 이상'의 변화를 예상하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이번 인사에선 이달 17일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이 '2기 체제'를 어떻게 꾸릴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진 행장은 취임후 지난해 말 첫 임원인사에서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었다. 지난 17일 단행된 신한금융그룹 CEO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진 행장이 2기 체제 진용을 어떤 모습으로 구성할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2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부행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이달 말 20명의 부행장 가운데 14명과, 상임감사 1명, 상무 2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20명의 부행장 가운데 6명은 지주와 겸직중이다. 지난주 지주 인사에서 겸직 부행장 중에 정운진 GIB 그룹장은 신한캐피탈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효열 퇴직연금 그룹장은 WM사업 그룹장으로, 이병철 브랜드전략그룹장은 퇴직연금사업 그룹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장동기 GMS그룹장은 유임됐다. 

이에따라 왕미화 WM그룹장과 정지호 글로벌 그룹장은 신한은행 부행장 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된다. 이외에도 박우혁 디지털 개인부문 겸 개인그룹장, 이재학 여신그룹장, 정만근 신탁그룹장 등은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이처럼 부행장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신한은행의 올해 부행장 인사는 예년(5~6명)보다 큰 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진 행장이 새로운 라인업을 갖추고 혁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맥을 같이 한다. 진 행장은 임원 인사에 있어 '성과'를 가장 중요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임원인사와 동시에 직위체계 개편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문화 개선 및 사업 효율화를 위해서다. 기존 ‘부행장-부행장보-상무’ 3단계로 운영되던 경영진 직위체계를 ‘부행장-상무’ 2단계로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기존 부행장보는 모두 부행장으로 직위가 바뀐다. 각 사업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부행장과 부행장보 간의 위계를 허물어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의사소통을 활성화 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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