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농협금융 '회장' 바꿨다?···"손병환, '언택트 시대' 적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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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官출신 후보들 제치고 '낙점'
임추위 "디지털 전문성 갖췄다"
"李 중앙회장 복심 작용" 관측도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후보자 및 농협금융이 위치한 농협중앙회. (사진=농협은행)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후보자 및 농협금융이 위치한 농협중앙회. (사진=농협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이진희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새 회장에 손병환(58) 현 농협은행장이 내정된데 대해 금융권은 지극히 '정상'이지만 과거 전례 때문에 '파격'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오르는 것은 초대 신충식 회장 이후 두 번째인데다가, 손 후보자가 지난 3월 농협은행장에 선임된지 1년도 되지 않아 지주 회장으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선 '파격'을 넘어선 '충격 인선'에 가깝다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언택트·핀테크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농협금융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선택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농협금융은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손 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지난달 27일 김광수 당시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지 20여일만이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 11월 27일 김광수 전 회장(은행연합회장)의 사임 이후 긴급히 경영승계절차를 밟았다. 이 과정에서 후보군을 70명에서 20명으로, 다시 4명으로 후보군을 좁히는 심사를 거듭했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그간 고위 경제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이번 인선에서도 몇몇 관료출신 후보자들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농협금융은 '내부 출신'을 낙점했다.

농협금융의 선택을 놓고 금융권에서는 제2의 도약을 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복심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손 후보자는 올 2월 농협중앙회가 이성희 회장 체제로 전환된 이후 선임된 첫 농협은행장이다.

신경 분리 이후 농협금융이 새로운 10년, 20년의 그림을 그리는 위해 핀테크·디지털·언택트 시대에 부합하는 최적의 인물이 필요했고 이에 부합하는 인물이 바로 손 후보자라는 평가다. 

손 후보자의 대표적인 경영 성과로 2015년 농협은행이 출시한 오픈API 서비스가 꼽힌다. 

오픈API는 누구든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프로그래밍 명령어 묶음(소스코드)다. 이를 활용하면 은행계좌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개인간(P2P) 금융에 필요한 서비스, 지로공과금 납부 등 핀테크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 농협은행이 최초로 API를 공개하자 다른 은행들의 API공개가 줄을 이었다. 심지어 정부의 오픈뱅킹 구현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만큼 농협은행의 오픈API 도입은 금융권에 새바람을 불러 왔다.   

손 후보자는 보안 사고의 대응에 있어서도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2011년 전산망 중단 사태 이후 농협에선 보안사고가 줄이어 발생한데 이어 2014년엔 피싱 조직이 고객 돈을 빼가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손 후보자는 2015년 정보기술(IT) 서비스와 보안을 총괄하는 스마트금융부장리에 올라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개편에 공들여 보안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올해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벌어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도 탁월했다는 평가다. 농협은행은 1차 코로나19 대출에 신속히 착수하는 한편 1100여개의 지점망을 통해 농업인 여신지원에 나섰다. 금융권에 불어닥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금융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농협금융 ESG 모델' 도입도 서둘렀다. 여신심사와 투자 프로세스를 모두 ESG를 접목하는 방식이었다.이 과정에서 시중은행과 비교해 농협은행의 약점으로 꼽혔던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 올해 지역 재투자평가에선 최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분야 전문성에 이어 농협은행장으로서의 위기대응 능력을 입증하면서 손 후보자는 농협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입지를 굳혔다. 신경분리후 10여년이 지난 시점에서 농협금융의 도약을 이끌어 가기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손 후보자를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한 직후 농협금융 임취위는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줄곧 관료출신의 금융전문가를 영입해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서 성공적 행보를 보여 왔다"며 "2020년 이전은 금융지주로서 뼈대를 농협에 체계적으로 뿌리내리는 시기였다면 2020년 이후는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고 농업·농촌과의 시너지를 발휘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임추위는 "이에 농협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뛰어난 디지털 전문성을 갖춘 손 후보자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협금융을 이끌어나갈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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