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의 공모 시장···역대급 기록 속 수익률 '명암'
광풍의 공모 시장···역대급 기록 속 수익률 '명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대어'(大魚)들의 잇단 등장으로 예년을 웃도는 활황이 펼쳐졌다. 이들은 공모 과정에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시장 광풍의 주역에 섰지만, 정작 상장 후 신통치 않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반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일부 기업은 기술력과 성장성 등을 인정받고 반전의 주인공에 올라섰다. 

◇ 수요예측·청약서 역대급···'따상' 신조어까지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IPO 기업의 총 공모규모는 4조5438억원(81곳)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 상장 기업은 다소 줄었지만, 공모액은 30.7%(1조676억원) 급증했다. 2017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최근 몇 년간 자취를 감췄던 '대어'들의 잇단 등장에 시장은 크게 달아올랐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기업들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기록을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했다.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는 청약 증거금으로 무려 58조원을 끌어모았다.

공모주 광풍은 대어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의료기기 전문업체 이루다는 청약 경쟁률이 무려 3039.55대 1을 찍었다. 이달 증시에 출사표를 내민, 공모액 1000억원 미만 기업 9곳 중 8곳은 청약에서 1000대 1의 경쟁률과 조 단위 증거금을 기록, '연말 약세' 징크스를 깼다. 

IPO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요구가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은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을 최대 3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개인 청약자 배정 물량의 절반 이상은 균등 방식으로 배정하는 등 일반 투자자 배정방식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증시에 입성한 적잖은 기업은 상장 후에도 웃었다. 지난 7월2일 코스피에 입성한 SK바이오팜은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에 직행, 성공적 신고식을 치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두 번 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코스피 사상 첫 '따상상상'을 기록했다. 공모가(4만9000원)와 비교해 무려 3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 '대어' 초반 반짝···알짜 기업 '돌풍'

IPO시장 활황의 선봉에 선 기업들이 증시 입성 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아니었다. 상장 초반 주목을 받았지만, 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실망을 안겼다. 거품과 고평가 논란 등이 부각하며 시장의 높은 기대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6만2000원으로, 공모가보다 20% 높은 수준이다. 상장 첫날 잠시 159% 뛴 35만원을 터치한 후 가파른 내리막을 타면서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코스닥시장 대어 카카오게임즈 역시 '따상상'을 기록, 8만원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4만원선 중반에 머물러 있다. 

이들 기업이 체면을 구기는 사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압도적 수익률을 시현하며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 명신산업은 이날 4만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공모가(6만5000원)과 견줘 무려 500% 상승한 수치다. 

최근 나흘간 두 번의 상한가를 포함, 오름폭만 131%에 달한다. 회사는 앞서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1476.64대 1을 기록, 코스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테슬라에도 자동차 차체 제품을 납품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높은 이목을 끌었다는 평가다.

공모 과정에서 다소 외면받았지만 증시 입성 후 화려하게 비상하는 곳도 있다. 9월 상장한 항암면역치료제 개발전문기업 박셀바이오의 주가는 공모가(3만원)를 무려 496%에 웃도는 17만8900원이다. 코스닥시장에서 단연 수익률 1위에 도약했다.  

박셀바이오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94.18대 1, 청약에서 96.44대 1에 그쳤다. 여기에 증시 입성 첫날 20% 이상 급락하며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튿날 급반등한 뒤 오름폭을 크게 확대하며 현재에 이르렀다. '간암치료제 임상2상'을 진행하는 등 높은 기대가 상승세에 주효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