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금융 결산①] 코로나發 금융시장 '혼란'···정부, 175조 긴급 투입
[2020 금융 결산①] 코로나發 금융시장 '혼란'···정부, 175조 긴급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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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175+@' 규모 금융안정프로그램 마련
6일 IBK기업은행 영업점이 소상공인 신속금융지원 대출 상품을 상담·신청하러 온 내방 고객들로 북적인다. (사진=박시형 기자)
지난 4월 6일 IBK기업은행 영업점이 소상공인 신속금융지원 대출 상담·신청 고객으로 북적이는 모습 (사진=박시형 기자)

2020년 금융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혼돈에 빠졌다. 초유의 통화·재정정책을 쏟아냈더니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과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로 가계대출이 폭증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지출을 감수하며 경기부양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경제성장률 회복은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은 신음했고, 은행·증권사들 뿐 아니라 금융당국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서울파이낸스는 금융경제 분야 올해 주요 뉴스를 선정해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대폭락하는 등 유례없는 혼란을 겪었다. 경제생활이 위축되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물론 기업들도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후 금융당국은 소상공인 이차보전 대출, 채권시장 안정화 지원,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175조+@' 규모의 금융안정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발빠른 지원책으로 올해 초 급락했던 금융·자본시장은 빠르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극복 금융안정 프로그램은 △소상공인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68조원) △금융시장 안정(73조5000억원) △기간산업안정기금(40조원) 등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뉜다.

소상공인 및 중소·중견기업 지원 부문의 주요 내용은 소상공인 1·2차 프로그램, 중소·중견기업 대출·보증 등이다. 먼저 지난 3월부터 소상공인 1차 프로그램인 '초저금리 3종세트(시중은행 이차보전·IBK기업은행 초저금리·소상공인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 대출)'가 시행됐다. 시중은행은 신용등급이 1~3등급인 고신용자를, 기업은행은 4~6등급 중신용자를, 소진공은 7등급 이하인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지원했다.

연 1.5%의 초저금리로 1000만~1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이 프로그램에 소상공인들이 대거 신청하면서 한때 신청 사이트가 마비되기도 했다. 특히,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했던 기업은행 및 소진공 대출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5월 초 모두 마감됐다. 주요 시중은행의 이차보전 대출도 대부분 소진됐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달 초 이차보전 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현재 대출이 가능한 은행은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인데, 이 중 우리은행은 대출 한도의 99.9%가 소진된 상태다.

소상공인 1차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한 금융당국은 5월 말 10조원 규모의 2차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하지만 금리가 1차보다 높은 연 3~4%로 책정된 데다 한도도 줄어들면서 소상공인의 외면을 받았다. 지난 4일까지 2차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 규모는 3조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치(10조원)의 30% 수준이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많아지자 시장 안정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신용보증기금의 유동화회사보증(P-CBO), 채권시장안정펀드, 증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등이 해당된다. 정부가 직접 비우량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채 발행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경색됐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됐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도 지난 5월 마련됐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기안기금의 지원 대상은 항공·해운·조선·자동차·기계·철강·항공제조·정유·석유화학 등 9대 업종이다. 다만, 위기에 빠진 기간산업 지원을 명목으로 관련 조직을 신속하게 꾸린 것이 무색하게 현재까지 기안기금 지원 대상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 단 2곳에 그치고 있다. 특히, 기안기금은 연 7%대에 달하는 고금리로 운용돼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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