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맥으로 본 대선 관전법
금융인맥으로 본 대선 관전법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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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盧 대결은 '금융인맥 대리전'

李-경기고 VS 盧-부산상고

경기고 - 명문高 상처입은 자존심 회복
부산상고- 목포商 이어 상고 전성시대



대한민국만큼 학맥이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곳도 드물다. 특히 고교 동문들과의 관계는 사회 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도움으로 작용한다.
친구야~. 한때 이 한마디가 한 영화의 흥행을 타고 전사회적으로 유행했다. 사춘기 시절, 검정색 교복을 입은 고등학교 친구들의 끈끈한 우정.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인맥은 바로 고등학교 학맥으로부터 시작한다.
올 대선에 출마한 두 후보 사이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고-서울대 법대라는 막강한 학맥을 자랑하는 이회창 후보는 사회 각계에 포진한 경기고 동문들이 97년 대선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대선에는 보다 조직적으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졸 학력으로 노사모 이외에 이렇다 할 당외 지원조직이 없는 노무현 후보에게는 가장 끈끈한 조직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부산상고의 동문회가 든든한 후원조직으로 등장했다. 부산상고 동문회는 조직화를 서두르며 강력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최대 파워- 경기고

경기고 49회인 이회창 후보는 출신학교인 KS(경기고-서울대) 인맥과 법조계가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부터 연결된 정ㆍ재ㆍ학계 인맥과 구 여권 인사들의 지원도 폭 넓게 이뤄지고 있어 세 후보 중에서는 가장 탄탄한 우군들을 확보한 상태다.
전국적인 수재들이 모인 경기고는 개인간 경쟁으로 인해 다른 고등학교에 비해 단합 측면에서 모래알 같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양상이 변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경기고는 1900년 개교한 이래 한 세기가 넘는 동안 약 4만5천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경기고 68회 한 기수를 업종별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졸업생 680명 중 교육, 관계에 이어 금융계(41명,6%)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다.
경기고 출신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인물로는 지난 2일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선임된 김승유 행장을 꼽을 수 있다.
현대상선 대출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산업은행 엄낙용 전총재와 정건영 총재는 경기고 서울대 동기로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금융시장의 숨은 큰손인 금통위원들도 경기고 일색이다. 김원태 남궁훈 김태동 위원은 이른바 KS(경기고-서울대) 출신으로 연장자인 김원태 위원이 경기고 57회, 남궁훈 김태동 위원은 61회 동기로 고교때 같은 반이었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임기 반환점을 돌아선 투신협회 양만기 회장도 경기고 출신이다. 이밖에 지난달 외환은행 CFO로 영입된 이달용 부행장도 역시 경기고를 나왔다.
재정경제부 김규복 금융정보분석원장 역시 경기고를 나와 행시를 패스한 전형적인 경기고인이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재경부 금융정책국은 몇년전만 해도 경기고-서울대가 아니면 발을 붙이지 못했을 정도로 텃세가 심한 곳이었다. 특히 과거 이재국 시절 한때는 국장부터 과장, 사무관까지 30명 가까운 이재국원이 모두 경기고 출신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 5월 승진한 외환은행 박진곤 부행장, 한미은행 박진회 부행장도 경기고 졸업생이다.
32명의 증권사 CEO의 출신학교를 보면 고교는 경기고 출신이 5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대우 한화 동양 하나 동부 등 5개 증권사 CEO는 고교(경기고) 및 대학(서울대) 동문이다. 경기고 인맥 중에는 대우증권 박종수 사장(62회), 동부증권 정종렬 사장(64회), 한화증권 진영욱 사장(66회), 동양증권 박중진 사장(66회) 등도 포함된다.
하나은행 부행장보에서 하나증권 이사로 선임된 이웅일 이사 역시 경기고 출신.
몇 달전 LG화재 사장에 선임된 구자준 사장도 역시 경기고 맨이다.
동원증권 전무에서 동원캐피탈 부사장에 영입된 신정호씨는 지난 70년 경기고를 졸업했다.
은행권에서 경기고인들의 모임은 친한 동기들간 모임이 상당히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벤처캐피털 등 제 2금융권에서는 경기고 출신들간 모임이 매달 한번씩 열리고 있다.

금융계 허리- 부산상고

이회창 후보의 경기고가 막강한 금융계 파워를 자랑한다면 노무현 후보의 부산상고는 강력한 단합을 과시하며 금융권의 튼튼한 허리를 자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계에서 상고 출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DJ정권 출범 후 주목을 받았던 목포상고를 뒤로 하고 이제는 盧風-單風 여파에 따라 부산상고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고 출신 금융인중 상당수는 명문대를 졸업했다.
요즘 금융가에서는 상고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할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99년 DJ 정부 출범 이후 김대중 대통령(목포상고)은 물론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강릉상고), 이종남 감사원장(덕수상고), 남궁석 정통부 장관(선린상고)과 이무영 경찰청장(전주상고) 등 상당수 정치권 핵심요직이 상고 출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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