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윤종규 '3기체제' 이끌 사장단은?···'쇄신'보다 '안정'
KB금융, 윤종규 '3기체제' 이끌 사장단은?···'쇄신'보다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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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 포인트는 尹 회장 의중 속 '후계구도 밑그림'
20일 전후 뚜껑···"許 행장 처럼 다수 재신임" 관측
'장수' KB손보 양종희 연임 '무게'···KB증권 '안갯속'
부행장 6명 등 무더기 임기, 임원 인사 더 큰 관심
(왼쪽부터)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그룹)
(왼쪽부터)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사진=K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이 이달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대규모 임원 인사를 연이어 단행한다. 

'심모원려형'이라는 평을 받는 윤종규 회장의 성품을 염두에 둘때 자신의 마지막 3년 임기를 함께할 사장단 라인업은 차기 회장(후계구도)에 대한 윤 회장의 의중 속 밑그림이 어떻게 설계돼 있느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 섣부른 예측을 어렵게 한다. 역으로 이번 사장단 인사를 통해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일반론을 적용할 경우 전 계열사가 무난한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업무 연속성 또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어 인사 변동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허인 행장이 재신임을 받았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게하는 요인이다. 다만, 연임이 확실시됐던 박정림 KB증권 대표가 라임사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있어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이달 20일을 전후로 계열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한다. 이를 위해 최근 대추위는 한 차례 회의를 열고 대추위 운영 방안,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 기준 등을 논의했다.

인사 대상자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이현승·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 △황수남 KB캐피탈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청겸 KB부동산신탁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 등 12명이다.

사장단 인사 발표는 현재 18일과 21일이 유력시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날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18일이 될지 하루 이틀 더 앞으로 갈지 뒤로 갈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말했다. KB계열사의 한 관계자도 "마지막주에 진행되는 임원인사 등 그룹 인사 일정상 계열사 대표 인사 발표는 넷째주(21~25일) 초 정도가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지난달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3기체제 확정 후 처음 단행된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선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올해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사장단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그룹 2인자 격인 국민은행장이 연임된 만큼 다른 계열사들도 대부분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양종희 대표는 '2+1년' 임기 관례를 깨고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KB손보를 이끌어왔다. 올해는 손해율 관리에 난항을 겪으며 3분기 말 기준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0.2% 줄어드는 등 좋은 실적을 내지 못했다. 다만, 그룹 내 양 대표 만한 보험전문가가 없다는 점, 올해 푸르덴셜생명이 그룹 자회사로 편입됐다는 점 등으로 연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양 대표는 과거 LIG손해보험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도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2+1년' 임기가 만료되는 이 대표는 지난 3년간 기업 체질과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특히, 양 대표와 이 대표는 허 행장과 함께 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만큼 현업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2023년까지로 3년 남은 데다 KB금융지주 조직 구조상 현재 주요 계열사 대표를 맡은 인사들이 지주로 이동할 자리가 없다는 점도 두 대표의 연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에서 2인자 정도의 자리가 새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도 있고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그냥 지주 임원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보통 계열사 간 대표 이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은행장 연임이 확정됐기 때문에 올해는 안정을 유지하면서 대부분 연임쪽으로 가지 않겠나 이런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KB증권의 경우 라임펀드 사태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의 책임을 물어 박정림 KB증권 대표에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통보했다. 제재심 결과가 금융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면 박 대표는 향후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박 대표가 연임된다면 KB증권으로선 CEO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다. 박 대표와 더불어 제재심으로부터 '주의적경고'를 받은 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도 같은 맥락에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두 각자대표의 연임이 불투명한 가운데 사장단 인사 이후 진행될 연말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 임원 승진인사를 통해 KB증권 대표직에 변화를 줄지도 주요 관심사다. KB국민은행에서는 허 행장을 제외한 18명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 부행장 6명 전원도 이달 임기가 종료된다. KB계열사의 한 직원은 "통상 은행 부행장하시던 분들이 계열사 대표이사로 가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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