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 '2低'···외화·골드에 눈돌리는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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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장기화···떠오르는 대안 '金'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원·달러 환율과 금 가격 동반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약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달러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대규모 부양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이든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달러 공급을 확대할 경우 화폐(달러)가치가 더 하락할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가장 저렴한 줄 알고 달러를 대량 구매했는데 달러가격이 계속 떨어진다면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이 의외의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시장 불확실성 해소,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유동성 확대로 물가가 오르고 달러약세가 지속될 경우 금값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미 금값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어서 고객들에게 금 투자를 권하는 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도 늘고 있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2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10원 하락한 1084.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글로벌 달러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2년 6개월 만에 1100원을 하회하는 등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달러 인기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달러 가격이 저렴할 때 미리 사두는, 이른바 '환테크'를 기대하는 고객이 늘면서 은행 달러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530억6486만2833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526억2759만4238달러)보다도 4억3726만8595달러 증가한 규모다.

원·달러 환율 뿐만 아니라 금값도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1868.6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올해 가장 고점이었던 8월 7일 가격(2059.43달러)과 비교하면 9.3% 떨어진 수치다. 금 가격은 지난 한 달 사이에만 4.6% 가량 하락했다.

최근의 금값 하락은 이례적이란 게 시장의 진단이다. 보통 달러가 약세일 경우 안전자산 대안인 금의 가격은 오르기 마련인데, 최근 금값과 달러화가 이례적으로 동반 약세 현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이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동반 약세가 이례적인 만큼 금값 하락이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은 금값 반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달러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에 대비해 가격 반등 가능성이 더 높은 금을 대안으로 찾는 투자자들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아 투자할 곳이 많지 않은 만큼 이자와 상관없는 금에 자산이 몰릴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골드상품을 찾는 투자자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골드바를 판매하지 않는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량은 53억9909만9018원으로 전월(40억3716만4797원)보다 33.7%(13억6193만4221원) 증가했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으나 통화정책을 비롯해 내년 환경이 금 가격에 여전히 우호적"이라며 "백신 개발 소식이 예상보다 빨리 보도되면서 금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이뤄진 것뿐 중기적으로는 투자 기회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 팀장도 "지금 자산가분들은 미국이 돈을 많이 풀어 화폐가치가 하락하게 되는 걸 많이 걱정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 대안으로 금에 나눠서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있다"며 "분산·헷지(손실 대비 수단) 차원에서 금에 대한 니즈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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