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청약통장···2030 '부동산 블루'에 빠지다
'무용지물' 청약통장···2030 '부동산 블루'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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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4억 오른 서울 평균 아파트값
'이생집망'·'청포족'···낙담하는 2030세대
전문가 "취득·양도세 완화 등 요법 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 30대의 기혼인 A씨는 자녀가 둘이다. 최근 분양한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 청약을 넣었지만 떨어졌다.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은 최저 당첨 가점은 69점이었다. 69점은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아이가 2명이어도 청약 당첨권이 아니라는 점이 씁쓸하다. "청약 안 기다리고 그때 구축을 샀으면 달라졌을까요."

숱한 부동산대책에도 2030세대가 '부동산 블루'에 빠졌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 블루'. 엎친데 덮친격이다.

"어딜가든 부동산 이야기뿐이이네요." 아직은 20대인 B씨(28)도 이런 말을 전했다.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을 끌어서 집을 사려고 준비중인 B씨는 "돈이 없어도 전셋집을 구하고 집을 안 사놓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목동 부부처럼요."

8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의 주도로 부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 광명에 집을 가지고 있던 이 부부는 자녀의 학업을 위해 광명 집을 팔고 목동으로 이사와, 전셋집을 구했다. 4년정도 전세를 살고 나니 이제는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려했지만, 이는 잦은 다툼으로 비화됐다. 당시 115.7㎡에 10억원이던 목동 아파트는 20억원이 됐고, 처분한 광명 아파트는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출범이후 지금까지 모두 스물네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게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월간 단위로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2017년 5월엔 6억708만원으로, 약 4억원이 올랐다.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온갖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이생집망'(이번생에 집사기는 망했다)을 논하는 이들이 많다. 집값이 오르는 바람에 갑자기 거지 신세가 된 무주택자가 스스로를 '벼락 거지'라 칭하기도 한다. 

(사진=부동산 커뮤니티 캡쳐)
(사진=부동산 커뮤니티 캡쳐)

이와 같은 현상은 청약에서 특히 강도가 컸다. 24번의 대책에 무주택자 서민들을 위한 주택 마련 수단인 청약제도는 있으나 마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으로 청약통장 가입자는 2695만명으로 인구 절반이다. 이 중 1순위는 1505만명이다. 인구의 4분의 1이 1순위 가점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분양한 아파트를 살펴보면, 청약가점 최저 커트라인이 69점이다. 최근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된 푸르지오 오르투스,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 르센토 데시앙 그리고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르테스미소지움, 은평구 수색동 DMC센트럴자이는 단지 당첨 최저가점이 69점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DMC센트럴자이, DMC 아트포레자이, DMC 파인시티 자이는 당첨자 발표날짜가 같아 중복이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3개 단지 모두 최저가점이 60점을 넘어선다. 

이에 가점이 낮은 젊은 층에서는 재테크에 대한 관심은 늘어가지만 "청약이 무슨 소용이냐"며 '청포족'(청약포기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B씨 또한 "청약을 알아보려고 해봤자 어차피 안될 거 마음만 아프다"며 씁쓸해 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지금 현실적으로 집이 있는 사람들에게 규제는 크게 상관없지만 무주택자에게도 가해지는 여러 규제가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들고, 현 정부가 젊은 세대에게 임대주택만 강요하니 현실적으로 안타깝다"며 "악순환이 아닌 순환이 되게 하려면 생애주기에 맞춰 집을 사야하는 2030세대에게 취득세나 양도세를 완화해주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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