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부적격"···코스콤 사장 선임, 이번에도 진통 조짐
"낙하산·부적격"···코스콤 사장 선임, 이번에도 진통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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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무시한 부적격 인사···IT 관련 지식·소통 능력 의구심"
"관련 의혹 해소 전까지 출근 저지·천막 농성 등 투쟁 지속"
코스콤 사옥(사진=코스콤)
코스콤 사옥(사진=코스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콤 신임 사장에 홍우선 전 나이스통신 대표가 내정됐지만, 자질부족과 그에 따른 낙하산 논란이 부각하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조합은 홍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코스콤은 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홍 전 대표를 코스콤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홍 신임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학·석사)를 나와 한국신용평가 기획실장과 KIS채권평가 대표이사, 한국채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나이스 P&I·D&B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18년간 CEO(최고 경영자)를 맡은 4개 회사 모두 호식적을 이끌었고, 한국증권학회와 한국금융학회 이사로 활동하는 등 증권과 금융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갖춘 인물로 평가 받는다. 코스콤도 홍 신임 사장이 관련 경험과 지식을 십분 활용해 디지털 금융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저항이 거센 터라 홍 신임 사장이 코스콤 수장 자리에 앉기까지 큰 잡음이 예상된다. 앞서 사추위는 홍 신임 사장에 대해 "회사 발전에 필요한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갖췄다"며 "경영능력, 금융·IT에 대한 전문성,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개혁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 주장은 이와 전면 배치된다. 노조는 '규정의 원칙을 무시한 부적격 인사'라는 내용을 골자로 반발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추위 규정을 보면 공개모집을 하게 돼 있지만, 사추위는 규정에 없는 밀실 추천을 받아 사장을 내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 SGI서울보증에 이어 코스콤까지 최근 특정 학교에 편중된 인사가 내정되는 상황과 선임 과정의 의혹을 보면 낙하산 인사라는 점을 부정하기 힘들다"며 "이런 '꼼수'로 선정된 사장은 결코 코스콤 수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내정 과정 외에도 홍 신임 사장의 자격도 문제 삼았다. IT 전문적 지식을 갖추지 않은 자가 '자본시장 IT 솔루션 리더'에 오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홍 신임 사장은 국내 최초로 채권지수 및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를 자본시장에 도입하는 등 채권 전문가로 이름을 올렸지만, IT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 

노조 관계자는 "홍 내정자는 IT와 관련한 전문적 지식이나 대외적 소통 능력 등 코스콤이 필요로하는 사장의 덕목을 갖췄는지부터 의구심이 드는 인물"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자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니 코스콤 구성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능력이 검증된 자가 제대로 된 절차대로 수장에 오른다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 "명색이 4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코스콤에 이 같은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구성원으로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노조는 홍 신임 사장의 반대 의사를 몸소 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주체적으로 홍 신임 사장의 자질과 사추위의 진행 방법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관련 의혹들이 해소되기 전까지 월요일부터 무기한 사장 출근을 저지하고 천막 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문 분야가 요구되는 조직에 낙하산으로 내려온 자가 수장 자리에 오르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 "노조가 반대해서 사장 선임이 무산됐던 전례는 없었지만, 선임된 신임 사장이 향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내부 균열은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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