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선점?···사설인증 시장, 경쟁 '활활'
누가 먼저 선점?···사설인증 시장, 경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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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부터 공인인증서 폐지
PASS·카카오·토스·금융권 '각축전'
시중은행의 공인인증서 입력 화면 (사진=웹 캡쳐)
시중은행의 공인인증서 입력 화면 (사진=웹 캡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오는 10일부터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는 가운데, 사설인증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동통신3사와 금융권은 물론이고, 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선점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인인증서를 폐지하고, 전자서명 서비스의 임의인증제도를 도입한 개정 '전자서명법'의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10일 본격 시행된다.

앞으로는 액티브엑스(ActiveX) 등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다양한 방식의 민간 전자서명이 활용되며, 10자리 이상 복잡한 비밀번호 대신 생체정보나 간편 비밀번호 등으로 가입자 인증을 대신할 수 있게 된다. 1999년 시작된 공인인증서 시대가 21년 만에 막을 내리는 것이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는 '금융인증서'로 업그레이드된다. 6자리 또는 패턴이나 지문으로 접속이 가능하고, 유효기간도 현재의 1년에서 3년으로 늘어난다. 금융인증서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이 사라진 만큼 업계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패스(PASS) 인증'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등 통신 3사가 작년 4월 출시한 패스 인증서의 누적 발급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 2000만건을 넘어섰다.

PASS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약관동의와 함께 핀(PIN) 번호나 생체인증을 하면 곧바로 발급되는 데다 모바일 환경에서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빠르게 사용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 5월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부터 발급 건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7년 6월에 나온 카카오페이 인증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PASS 인증과 함께 최근 누적발급이 20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국민'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간편인증 시장에서 자리잡았는데, 안전성과 편리함으로 금융권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잠재 사용자가 많은 만큼 확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네이버와 토스(비바리퍼블리카), 한국무역정보 등은 사설인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 본인확인기관 지정을 신청했다. 이들이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되면 이통사 등에서 제공하는 본인확인 서비스를 따로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미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해 놓았다는 점에서 사설인증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공인인증서 폐지로 한 증권사가 공인인증서 명칭 변경을 알리고 있다. (사진=해당사 화면 캡처)
공인인증서 폐지로 한 증권사가 공인인증서 명칭 변경을 알리고 있다. (사진=KB증권 HTS 화면 캡처)

금융인증서를 적용하는 은행들도 사설인증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KB모바일 인증'을 선보여 지난달 초 기준 가입자가 53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NH농협은행은 개방형 통합인증 서비스인 'NH원패스(OnePass)'를 개설했으며, IBK기업은행도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IBK모바일인증서'를 도입했다. 다만 은행권의 인증서는 다른 금융권과 연동되지 않아,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한 경쟁이 시작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서비스 고도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편의성과 보완성이 높아져서다. 다만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사설인증서가 초래할 혼선을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기업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지만, 보완성과 편의성, 범용성을 얼마만큼 갖추느냐가 관건"이라면서도 "무분별한 자리싸움은 소비자의 혼란만 가중할 수 있어,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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