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달러 넘어선 해외수주···삼성·현대家 '쌍끌이'
300억 달러 넘어선 해외수주···삼성·현대家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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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5년만···대규모 토목·플랜트 프로젝트 잇따라
상위 5개사, 수주액 77% 차지···중견사들 "여전히 어렵다"
전문가 "10년 평균치 여전히 못 미쳐···내년 전망 안갯 속"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전경.(사진=현대건설)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 전경.(사진=현대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연간 목표치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연초, 연말 삼성, 현대가(家) 건설사들이 대규모 해외사업을 '쌍끌이'하며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해외수주액의 대부분을 상위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고, 코로나 유행에 여전히 수주 활동이 여의치 않는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있다.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이날까지 총 304억달러(33조6467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80억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69%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기록인 223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물론 지난 2015년(461억달러) 이후 5년 만에 300억달러를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수주실적(223억달러)이 최근 1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던 데다 올해 코로나가 세계를 뒤덮자 올해 해외건설 시장도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정부가 해외수주 수주전 지원 및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중동·중남미 지역에서의 대규모 토목·플랜트·인프라 계약이 터지면서 단숨에 실적은 반등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35.6%)·중동(34.3%)이 여전히 해외건설 주요 시장을 차지했으며 중남미 지역이 지난해 0.6% 수준에서 23% 수준까지 상승해 새로운 수주시장으로 떠올랐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수주가 절반 이상(56.9%)을 기록했고 이어 △토목(22.7%) △건축(15.5%)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해외수주 300억달러 돌파에 있어 삼성·현대가 건설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75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의 24.7%를 차지하는 등 가장 높은 수주고를 기록했다. 삼성물산도 45억달러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고 현대가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2위(62억달러), 5위(22억달러)를 기록했다. GS건설(31억달러)을 제외하면 상위 5개 기업 내에는 모두 삼성·현대가의 차지였다.

더욱이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사라왁 펫켐사(社)로부터 약 11억달러의 대형 플랜트를 수주했다고 밝히면서 올해 해외건설수주액 1위 수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기본설계(FEED)로부터 이어지는 연계 수주에 집중한 전략이 잘 먹혀든 것 같다"라며 "과거 양적 팽창이 아닌 질적으로 좋은 현장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견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는 고사하고 현장 관리에도 애를 먹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 금액은 늘었지만 수주 건수는 되레 569건에서 495건으로 13% 줄었으며, 진출업체 역시 지난해 366곳에서 341곳으로 6.8% 감소했다. 중견사들은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심화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슬로우 다운(공사기간 연장 조절)'에 나섰고,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 때문에 해외 영업도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데, 진행되고 있는 현장들도 모두 멈춰서면서 공사의 진척이 없다"라며 "공사는 발이 묶였는데 인력은 계속 유지되고 있으니 실적이 좋을 수 없고, 마이너스를 전전할 수 밖에 없다"라고 하소연했다.

해외수주액으로는 상위 업체의 쏠림 현상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올해 해외건설에 진출한 업체는 총 341곳으로 최상위 5개 업체는 1.4%에 불과하지만, 이들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235억달러로 전체 해외수주 금액의 무려 77.3%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그 외 98.6%의 기업들은 남은 22.7%를 나눠갖는 구조인 셈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위 몇 개 기업이 해외수주를 독식하는 생태계는 수주 경쟁력 지속 차원에서 약점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라며 "현대·삼성의 1군 플레이어들도 모든 사업을 수주할 수 없고 이를 뒤따를 수 있는 기업들이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한 동반 진출, 공공 협력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300억달러 돌파가 분명 유의미한 성과임에는 분명하지만, 지난 10년 해외수주액 평균값은 484억달러를 넘어선다. 대형 사업들의 경우 오랜 수주 영업으로 결실을 맺은 것일 뿐, 코로나가 없었다면 더 큰 수주액도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올해 정상적인 수주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내년 어떤 모습으로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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