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0.2%P 올렸지만···22년 만에 역성장
한은, 올해 성장률 0.2%P 올렸지만···22년 만에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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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1월 수정경제전망'···내년 하반기 세계경제 회복 전제
올해 성장률 -1.1%···수출은 -4.5%에서 -1.6%로 크게 높여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 전망치안 -1.3%보다 0.2%p 높아진 것이다. 올 3, 4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지만, 반도체 수출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전체 수출 실적 호조세를 견인한 덕분이다. 

26일 한은은 '2020년 11월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전개상황과 이동제한조치를 기준으로 3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기본 시나리오'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올 겨울 중 지속되고 이후 에는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을 전제로 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올 겨울 중 당초 예상보다 심화되고 내년 중후반 이후 점차 진정되며 이동제한조치는 내년 봄 다시 완화되면서 세계 경제가 내년 하반기 중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되는 것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1%, 2021년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라 숙박·여행·외식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소비 부진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올 하반기 들어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이를 디딤돌 삼아 설비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을 가장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타격을 반영해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0.2%)을 경고했고, 이후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3개월 만에 성장률 눈높이를 -1.3%로 크게 낮춘 바 있다. 하지만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치던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이 3분기 1.9%로 뛰자 한은도 올해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와 함께 교역도 회복되면서 상품수출은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IT(정보통신기술) 수출의 경우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등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비(非)IT 수출도 석유류 수요·단가 회복과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는 8월 당시 -3.9%에서 -4.3%로 오히려 더 낮아졌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반기 민간소비가 4.4%나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에도 4.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0만명 감소했다가 내년 13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8월 전망보다 올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7만명 더 커진 반면,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은 7만명 늘었다.

한은의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예상액은 각 650억달러, 600억달러였다. 지난 전망 당시(540억달러·550억달러)보다 110억달러, 50억달러 늘었다. 예상보다 강한 수출 회복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김웅 조사국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와 김웅 조사국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대비 상향조정 됐지만, 22년 만에 역(逆)성장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외환위기 당시(1998년) 이후 22년 만에 첫 사례다.

내년 성장률은 3%로 전망됐다. 역시 직전 전망(2.8%)보다 0.2%p 높은 수치다. 한은은 2022년 성장률로는 2.5%를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5%에서 2021년과 2022년 각 1%,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 (GDP)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현재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당분간 더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아직은 경기가 본격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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