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험난한(?) 재취업기
[뉴스톡톡] 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의 험난한(?) 재취업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금융감독원)
(사진=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의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재취업을 두고 금감원 내부가 시끄럽습니다. 지난 23일 금감원 대강당에서 오창화 금감원 노동조합 위원장이 유 전 수석부원장과 주고받은 카카오톡(모바일 메신저) 대화 화면 캡쳐를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오 위원장은 노조 대위원에게 카카오톡 대화 전문은 물론, 사내 메신저 내용까지 모조리 확인시켜줬다고 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내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노조님들 궁금합니다'라는 글이 사건의 발단이 됐습니다. 유 전 수석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 사장 후보로 거론된 뒤 금감원 노조가 두 차례 반대 성명서를 낸 게 오 위원장의 복수심 때문 아니냐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금감원 재임 당시 유 전 수석부원장은 인사 업무를 관장했는데 당시 오 위원장이 승진 인사 청탁에 실패했고, 이제 그 앙갚음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당사자인 오 위원장에게 사실인지 물었습니다. 그는 "(인사 청탁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대강당에서 직원들에게 확인시켜 줬을 만큼 저는 떳떳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노조 위원장이 되고 (인사 관련 얘기가 나올까봐) 윤석헌 금감원장도 두 차례밖에 만나지 않았고 그 마저도 지난 5월이 마지막 면담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블라인드 글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되레 글 작성자의 배후가 유 전 수석부원장 아니냐는 뜬소문만 나돕니다. 댓글은 "노조 위원장의 진정성을 믿는다", "이런 '주작'(조작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온라인 용어)은 처음본다", "노조에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과도한 발목잡기는 지양해야 한다"며 작성자에 대한 비판만 가득 합니다. 

공직자윤리위는 이날(26일) 유 전 수석부원장의 서울보증보험 사장 재취업을 승인히고 곧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후 유 신임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선임을 확정지은 뒤 12월1일부터 공식 취임 단계를 밟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유 전 수석부원장이 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내정된 이후 현안 파악 등 열의를 보여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을 굳이 이 시점에 걸고 넘어지지 않겠습니다. 서울보증 ·금감원 노조가 제기한 금감원 재임 시절 과잉의전 의혹 등도 유 신임 사장 입장에선 억울한 점이 많을 겁니다. 반대로 유 사장도 금감원 후배들의 재취업길이 꽉 막혀있다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서울보증보험 수장이 바뀌었으니 금감원과의 관계도 재정립 될 겁니다. 일부에서는 선배 유 사장이 있는 동안 서울보증을 제대로 감독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신호로만 예단하는 건 잘못된 판단일 수 있습니다. 사장에 대한 편견으로 '워치독'이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볼 때입니다. 물론 유 사장도 피감기관의 수장인 만큼 예전처럼 후배들을 편하게 대하진 못하겠죠. "확인할 수 없는 불안에 서로 척을 지는 것도 실리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금융권 관계자는 귀띔합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2020-11-26 17:43:55
하고싶은 말이 뭐요
됐으니 이제 사이좋게 지내라 뭐 이런소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