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디지털'이 만든 新풍경···은행 점포 '변신 중'
'코로나·디지털'이 만든 新풍경···은행 점포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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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대면·비대면 융합 '화상시스템' 선봬
대면영업 축소 불가피···'디지털' 요소 곳곳에
신한은행 '디지택트 브랜치' 화상상담 진행 화면 (사진=김현경 기자)
신한은행 '디지택트 브랜치' 화상상담 진행 화면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안내데스크를 찾아 적금가입 상담을 요청하자 화상상담실로 안내를 받았다. 1인실로 된 화상상담실에는 상담원이 원격으로 업무를 도와줄 수 있도록 대형스크린과 상담용 카메라, 키패드, 신분증 스캐너, 프린트기 등이 설치돼 있다. 자리를 잡고 화면의 '예금·적금·청약상담 및 신규' 버튼을 누르자 몇 번의 통화연결음 끝에 상담원이 등장했다. 카드를 자동화기기(ATM)에 넣듯 주민등록증을 신분증 스캐너에 넣자 본인확인이 완료됐다. 이후 원하는 적금 가입기간과 금액을 말하자 상담원이 추천하는 상품 몇 가지가 스크린에 떴다. 상담원에게 가입하려는 상품의 설명서를 직접 받아볼 수 있을지 묻자 10초 뒤 화상상담실 내 비치된 프린트기에서 상품설명서가 출력됐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24일 화상상담 시스템을 적용한 미래형 혁신점포 '디지택트 브랜치'를 서소문지점에 선보였다. 디지택트는 디지털(Digital)과 콘택트(Contact)의 합성어다.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디지택트 브랜치는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대면 채널에 비대면 요소를 융합한 혁신형 점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택트 브랜치 화상상담실(왼쪽)과 상담실 내부에 설치된 기기들 (사진=신한은행)
디지택트 브랜치 화상상담실(왼쪽)과 상담실 내부에 설치된 기기들 (사진=신한은행)

서소문지점은 화상상담실 두 곳과 화상상담 기능이 추가된 ATM 스마트 라운지, 대면 업무가 가능한 창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핵심은 화상상담 시스템이다. 실제 기자가 지난 25일 직접 화상상담을 체험해보니 실제 창구에서 업무를 볼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담원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 모르는 점이 있으면 그때그때 물어볼 수 있었다. 보안성이 높다는 점도 또다른 특징이다. 2평 정도 크기의 방 안에서 혼자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상담 내용이나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이 낮았다.

관건은 화상상담을 통한 업무가능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수 있을지다. 현재 화상상담 시스템을 통해서는 △예·적금·청약 상담 및 신규 가입 △대출(신용·전세·주택담보) 상담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펀드·신탁 등 상품군과 제신고·변경 업무를 추가할 예정이다. 대출의 경우 현재 상담만 가능하지만 내년부터는 신청·실행까지 가능하도록 업무 범위를 확대한다. 디지택트 브랜치 점포 자체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디지택트 브랜치는 디지털화에 따른 대면영업 감소로 점포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령층 등 금융소외층 보호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금융사들에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코로나19가 확산하고 금융접근성과 관련한 소비자 보호 이슈가 커지면서 대체 채널 마련에 공감대가 형성됐었다"며 디지택트 브랜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은행 점포는 '변신중'···'혁신' 곳곳 도입= 신한은행뿐 아니라 최근 은행들은 점포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IT기술 발달, 언택트 문화 확산 등으로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크게 줄면서 점포 축소와 더불어 '디지털' 요소를 도입한 특화점포 신설을 고민하게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KB국민은행 서울 돈암동지점에 도입된 '디지털플러스셀프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서울 돈암동지점에 도입된 '디지털플러스셀프점' (사진=KB국민은행)

최근 KB국민은행은 서울 돈암동지점에 자동화 코너 '디지털셀프점 플러스'를 선보였다. 디지털셀프점 플러스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ATM(뉴디지털ATM)과 365일 고객 스스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STM,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배치됐다. 특히, 뉴디지털ATM은 대형 화면, 간편한 메뉴 구성 등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서울 교대역에 무인점포 '디지털셀프점'을 개점하고 화상상담, 손바닥정맥 인증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의 디지털셀프점·플러스는 현재 시범 운영 중으로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점포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올해 3월 서울 강남역에 특화영업점인 디지털금융점포를 개점했다. 디지털금융점포는 '스마트키오스크'를 활용해 고객이 스스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존과 전문적인 대면 금융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담존으로 구성됐다. 예금·외환·카드 등 단순 업무는 디지털존에서 처리하고 한층 진화된 고객 맞춤형 상담서비스는 상담존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곧 디지털금융점포 2호점인 부평금융센터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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