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기준금리 年 0.50% 동결
올해 마지막 한은 금통위···기준금리 年 0.50%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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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코로나 재확산·경기회복 기조 '신중모드'
올해 경제성장률 -1.1% 전망···22년 만에 역성장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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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마지막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재확산과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맞물린 상황이다. 여기에 기준금리를 더 내리기에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 쏠림현상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관심은 한은이 이날 발표할 예정인 수정경제전망에 쏠린다.

한은 금통위는 26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0%에서 동결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3월 16일 '빅컷'(1.25%→0.75%)과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이후 열린 금통위(7·8·10·11월)에서는 모두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1∼17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8명 가운데 96명(98%)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힌 만큼 이날 금리동결은 예상했던 바다. 비교적 안정된 금융시장과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추가 인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렇다고 코로나19 3차 확산 등으로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만큼, 금통위로서도 금리동결 외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p로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 3차 확산 등까지 고려해 금통위가 경기 방어 차원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고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약간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 재유행 등으로 지속적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금통위가 금리의 초점을 경기에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통화당국의 '통화완화'적 행보는 불가피하다"며 "따라서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통화정책은 이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금리에 대출이 크게 늘고, 이 유동성이 부동산·주식 등 자산으로 몰리면서 '버블(거품)' 논란이 여전한 점도 금리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아울러 현재 기준금리(0.5%)만으로 '실효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금리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만약 금리가 0.25%로 0.25%p 더 낮아져 미국 기준금리 상단(0.25%)과 같아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주열 총재 역시 지난 7월 금통위 직후 직접 "현재 기준금리(0.5%)가 실효하한(통화정책이 유효한 기준금리 하한선)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관심은 11월 수정경제전망에 쏠린다. 이날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3%에서 -1.1%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2.8%에서 3.0%로 올려 잡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타격을 반영해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0.2%)을 경고했고, 이후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3개월 만에 성장률 눈높이를 -1.3%로 크게 낮춘 바 있다. 하지만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치던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이 3분기 1.9%로 뛰자 한은도 올해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우리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외환위기 당시(1998년) 이후 22년 만에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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