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1682조 '사상 최대'···주담대 '누르니' 신용대출 '불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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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년 3분기 말 가계신용'
기타대출 22조↑···증가세 '가속'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3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부동산 대출) 열풍에 전세 값 상승까지 가중되며 우리나라 가계빚이 지난 9월 말 기준 1682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꽉 막히자 대부분 신용대출인 기타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뚜렷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생활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기타대출을 늘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말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다. 전분기 대비 44조9000억원(2.7%) 늘어난 것으로, 증가폭은 역대 최대인 2016년 4분기 46조1000억원과 불과 2조원 차이다.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이 모두 늘면서 전분기(25조8000억원)대비 증가폭을 대폭 확대했다. 

전년동기대비로도 109억6000억원(7.0%) 늘며 2016년 4분기(139조400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 3~4%대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던 전년동기대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난 2분기 5.2%로 급등하더니 이번엔 7%로 뛴 것이다. 가계대출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가계신용은 은행·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것으로,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를 말한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말 기준 1585조5000억원으로 전기대비 39조5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 가계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 증가폭인 2016년 4분기 41조2000억원 이후 두번째다. 2016년 당시에는 강남 등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웠고 분양권 전매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로 청약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등 주담대 규제가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강한 가계대출 규제에도 되레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패닉 바잉(공황 구매)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3분기에는 전세 거래도 활발해졌다. 한은에 따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 2분기 29만6000호에서 3분기 30만9000호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전세거래량은 31만1000호에서 32만호로 증가했다.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가계대출은 주담대와 기타대출로 나뉘는데,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기타대출로 옮겨가고 있다. 기타대출 증가폭이 주담대 증가폭보다 컸던 것이다. 3분기 기타대출 잔액은 69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조1000억원 급증했다. 3분기 기타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증가한 기타대출 증가액인 23조1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주담대 잔액은 890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4000억원 늘었다. 예금과 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주식시장 빚투가 계속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기타대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급증 현상에 대해 "3분기 중 주택매매, 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에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도 있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창구별로 시중은행은 전분기말 대비 26조원, 2금융권은 3조1000억원, 보험·증권·대부업체 등 기타금융기관 등은 10조4000억원 각각 늘었다.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나타내는 판매신용도 3분기 역대 최대 증가폭 기록을 새로 썼다. 3분기말 기준 판매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5조4000억원 증가한 96조6000억원을 나타냈다. 분기 증가액을 기준으로 최대 기록이다. 송 팀장은 "1분기나 2분기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소비가 회복됐고,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온라인 구매가 늘면서 판매신용 잔액이 급증했다"며 "추석 연휴(9월 30일∼10월 2일) 때문에 카드대금 결제가 10월로 이연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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