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경영권 분쟁 '안끝났다'···3자연합, 현금확보에 '사활'
한진칼 경영권 분쟁 '안끝났다'···3자연합, 현금확보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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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도 주식담보대출 받아
강성부 KCGI 대표(사진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강성부 KCGI 대표(사진 오른쪽)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KCGI,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이 현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을 통해 한진칼 주요주주로 등극하는 것을 막는 동시, 한진칼 지분을 끌어모으기 위해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최근 계약 등을 통해 1300억원을 대출받았다.

KCGI의 종속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12일 메리츠증권과 한진칼 550만주를 담보로 한 계약을 맺었다. 이날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날이다.

조 전 부사장도 양대 항공사 통합 발표가 있던 지난 16일 하나금융투자에서 한진칼 55만459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다음날인 17일에도 SK증권에서 담보대출(6만3459주)을 받았다. 이외에도 지난달 29∼30일 우리은행, 한국캐피탈, 상상인증권 등에서도 주식담보 대출로 현금을 확보한 바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물려받은 재산의 상속세를 내기 위한 용도일 수도 있으나 KCGI의 현금확보 시기와 맞물리면서 경영권 분쟁 대비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신주를 찍어내면서 (3자연합의)지분율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도 있고 추가 유증이 실시되면 곧바로 참여하려고 현금을 미리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3자연합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인수의 경우 산은이 한진칼을 통해 지원하는 대금으로 이뤄진다. 방식은 △산은이 한진칼에 8000억원(3자배정 유증 5000억+EB 3000억원) 지원 △한진칼은 해당 지원금 중 7300억원을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증에 투입 △대한항공은 이를 활용한 1조8000억원(신주 1조5000억원+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0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인수 단계로 진행된다. 

따라서 산은은 한진칼 지분 약 10.66%를 확보, 주요주주로 올라선다. 현재 3자연합 측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41.4%)에 앞서지만 유증 이후 지분율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역할까지 하게 되면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 승리로 끝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료'라는 보고서에서 "산은이 조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이라고 가정할 경우 조 회장 측의 지분율은 47.33%(신주인수권부사채 제외)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3자 연합은 신주인수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지분율이 42.9%로 조 회장 측의 지분과는 격차가 4.43%포인트 난다"고 말했다.

산은은 '어느 일방에게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조 회장 우군 지원'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조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의 7대 의무조항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도 했다. 그러나 산은이 3자연합을 두고 '법적 계약관계와 실체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업계에서는 산은을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다.

이에 3자연합은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는 인식 하에 실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거나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등의 제동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조 회장의 최근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하나금융투자에서 한진칼 주식 15만주를 담보로, 지난 5일에는 하나은행에서 42만5000주를 담보로 각각 대출을 받았다. 이로써 총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방어용, 산은에 제공할 담보 회피용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산은은 한진칼과 투자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담보로 잡고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키로 했다. 그러나 빅딜 발표를 앞두고 두 차례 담보 대출이 이뤄진 만큼 산은이 1순위로 가져가는 담보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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