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횡령' 공모 한진 계열사 대표, 징역 5년 선고
'故 조양호 횡령' 공모 한진 계열사 대표, 징역 5년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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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전경. (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 전경.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와 공모해 차명약국을 개설하고 항공기 장비·기내 면세품 중개수수료를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석기업 대표 원모씨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 등을 관리하는 비상장 핵심 계열사다.

재판부는 "망인(고 조양호 회장)은 한진그룹 회장이자 인하대병원 재단 이사장이라는 위치를 이용해 피고인을 통해 약국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면서 이에 따른 수익금을 매년 받았고, 피고인들의 무자격 약국 개설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편취한 액수만 1522억원에 이른다"며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또 "원씨가 조 회장 자녀인 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정석기업 주식을 비싸게 사들이는 등 재산상 이득을 취하게 하고 같은 액수만큼 정석기업에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원씨가 조 회장과 공모해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 면세품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부당하게 중개 수수료를 챙긴 혐의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 증명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조 회장과 공모해 인하대병원 인근에 차명으로 '사무장 약국'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약사 이모씨와 남편 류모씨 등 2명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원씨를 비롯한 피고인들이 2년 가까이 재판에 성실히 임했으며 도망할 염려가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해 4월 미국에서 숙환으로 사망해 공소 기각 결정이 내려졌으나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조 회장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재판부는 "자산이 많은 사람이 법적 규제를 피하려고 차명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이를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것은 오랜 적폐 중 하나"라며 "약국 무자격 개설 사건의 경우 엄청난 자금력을 가진 기업가인 망인이 피고인 원씨를 통해 약국을 개설하고 오랫동안 영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에 엄정히 대처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규정한 규제가 실효성이 없게 된다"고 판시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조 회장의 '사무장 약국'에 유죄 판결을 선고한 1심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원 모씨를 비롯해 해당 약국을 관리한 이모씨와 남편 류모씨에게 부당이득금 환수를 고지한 1천52억원에 대한 징수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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