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全계열사 분산·재택근무 '실험'···배경·확산 가능성은?
KB금융, 全계열사 분산·재택근무 '실험'···배경·확산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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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전 계열사 20~50% 분산·재택근무
코로나 이후 상시 재택근무 정착 전망
일각 "구조조정 위한 옥석가리기" 우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김현경 기자] KB금융그룹 전 계열사가 분산·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언택트) 기조가 확산되면서 선제적 도입에 나선 것이다. 다른 금융그룹사도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산·재택근무 확산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KB금융지주)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금융 전 계열사는 20~50% 수준의 분산·재택 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먼저 KB금융지주는 KB손해보험 합정사옥(그룹연수원) 7층에 총 50명이 분산근무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는 부서별 자율운영이며, 30% 수준으로 권고된 시차 출퇴근도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총 1520명의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한 본부 총원의 25%가 분산근무 중이다. 전(全) 본부부서 대상 하루 평균 25% 재택근무 운영을 권장하고 있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41%까지 확대할 방침도 세웠다.

KB증권은 대체근무지 5개소에서 총 125명이 분산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며, 재택근무는 부서별 대체근무·재택·휴가 비율이 20%를 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영업점 임신근로자는 10시~4시 시차근무를 시행 중이다. KB손보는 합정사옥, 선릉·구리사옥, 본사 층간분산을 통한 분산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경우 30% 이상이 부서별 대체근무·재택·휴가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서울과 대전 등에 근무하고 있는 상담원 약 500명과 심사부 외주인력 37명을 대체 근무지에서 근무토록했다. 본부부서 총원 10%, IT본부 총원 30% 이상이 재택근무 중이다. KB금융에 편입한 푸르덴셜생명도 부서별 상시 재택근무를 시행키로 했다. 현재 본사 근무자 30~50%가 재택근무 대상이다. KB생명은 제2 고객센터(23명) 운영으로 상시 분산근무체계를 마련했다. 부서별로는 20% 수준이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로 분산·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됐는데, 이걸 기회로 삼아 업무 디지털화 측면에서도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라며 "클라우드(인터넷에 접속해 어디서든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스템) PC를 활용하고 있어 재택근무에서도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컴 어디서나 재택근무 지원 캠페인. (사진=한글과컴퓨터)
한컴 어디서나 재택근무 지원 캠페인.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사진=한글과컴퓨터)

◇코로나19로…금융권 탄력근무 '확산세' = KB금융뿐 아니라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분산·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로 △1단계 부서별 적극 권장 △2단계 인원 30% 재택 및 분리근무 △3단계 인원 50% 재택 및 분리근무 등의 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의 경우 분산·재택근무 비율 가이드라인을 30%로 정해놓고 있지만 부서별 재량에 따라 협의 후 비율을 조절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전 계열사도 현재 분산·재택근무 비중을 2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A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금도 본인 자리 없이 돌아다니면서 업무가 가능하고 분산·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기술적으로는 다 구현이 된 상태"라며 "금융업이기 때문에 보수성, 보안성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다 해결된다고 하면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이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실험'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분산·재택근무가 보편적인 근무 형태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금융권의 디지털화(化)·비대면화가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이 보편화되는 현상)이 된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다양한 형태의 근무 방식을 실험하는 데 코로나19가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는 물론 구내식당과 같은 복지시설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영진 측면에서는 이전부터 분산·재택근무에 대한 시행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양한 근무 방식에 대한 데이터를 쌓아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금융권 재택근무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 금융회사 임직원이 원격접속을 통해 재택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고, 개정된 전자금융감독규정시행세칙 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상시 재택근무를 허용키로 했다.

김정인 LG유플러스 빅데이터전략팀 책임이 재택근무 중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해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김정인 LG유플러스 빅데이터전략팀 책임이 재택근무 중 화상회의 솔루션을 이용해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사진=LG유플러스)

◇금융사, 분산·재택근무 정착→구조조정 포석? = 코로나19 충격으로 금융권을 막론한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분산·재택근무 확산을 통한 임직원 '옥석 가리기'가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스마트워크·무인화·자동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굳이 많은 직원이 근무하지 않아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어서다. 재택근무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기업들은 위기 때마다 재택근무와 무급휴가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도입해왔다. 실제 은행권의 경우 금융당국의 '엄포'에도 지점 통·폐합이 올 4분기(10~12월) 들어 더 빨라지고 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들은 정보기술(IT)·자동화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회복이 늦어지면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쪽에서는 시대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 사이에서 보다 다양하고 탄력적인 형태의 근무 환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재택근무 상시화를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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