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소비 모두 줄었다···'부익부 빈익빈' 심화
근로소득·소비 모두 줄었다···'부익부 빈익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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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분기 가계동향조사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로나19 재확산에 3분기(7~9월) 근로소득과 소비지출이 3분기 기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크게 감소하면서 잘 사는 사람은 더 잘 살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19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347만70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10%(3만8000원) 감소했다.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3분기를 기준으로 최대 감소폭이다. 근로소득이 두 분기 연속 감소한 것도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취업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자영업 한파에 사업소득(99만1000원)도 1.0% 줄어 2분기(-4.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 2분기보다는 덜 줄었지만 자영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공적이전소득은 50만3000원으로 29.5%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증가율이다.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공적이전소득을 끌어올렸다.

3분기 가구 월평균 소비지출은 294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소비지출 증감률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1분기 -6.0%를 기록한 뒤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2분기 2.7%로 플러스(+) 전환했으나 3분기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다시 꺾였다.

항목별로는 단체여행비 등 오락·문화(-28.1%), 교통(-12.4%), 음식·숙박(-6.6%), 의류·신발(-13.6%), 교육(-13.6%) 등 대면서비스 관련 소비가 감소했다. 반면, '집콕' 관련 품목 소비는 증가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는 18.7% 늘었다. 채소와 육류 등 가격 인상과 소비 증가 영향이다.

비소비지출은 104만4000원으로 4.6% 감소했다. 경조사비 등 가구간 이전지출(-28.7%), 헌금 등 비영리단체로 이전지출(-10.4%)은 줄었다. 이자비용(-1.4%)도 12분기 연속 증가세를 끊고 감소로 전환됐다.

소득세·재산세 등 경상적 소득에 부과되는 경상조세(5.6%), 상속·증여세와 양도소득세·퇴직소득세·취등록세 등 비경상조세(47.1%), 사회보험료(9.4%)는 늘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경상조세 증가는 공시지가가 올라 토지 관련 재산세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이고 비경상조세 증가는 부동산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라며 "이자비용 감소는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금리 하락 영향"이라고 말했다.

소득분배 지표도 악화됐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5분위 배율은 4.88배로 지난해 3분기(4.66배)보다 확대됐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분배 상황이 악화됐다는 의미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 개입 부분을 제외하고 시장소득만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8.24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7.20배)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커졌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득 하위 계층의 소득 감소가 상위 계층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정 국장은 "1분위에서 근로·사업소득이 감소한 반면 5분위에서는 사업소득이 증가해 격차가 벌어졌다"며 "자녀가 상대적으로 많은 4·5분위 가구가 아동특별돌봄지원 등으로 공적이전소득 증가폭이 크게 확대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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