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집배점 부정행위 엄단"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집배점 부정행위 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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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들의 과로를 방지키 위해 내놓은 종합 대책을 본격화한다. 특히 산업재해보험(이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강요하거나 압박하는 집배점(대리점)의 부정행위를 제재하는 등 사회안전망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을 단계적으로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CJ대한통운이 2000여 집배점 및 2만여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산재보험 가입률은 27.0%,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률은 27.9%로 나타났으며 입직신고(일을 시작한다는 신고) 미진행 비율은 45.1%로 나타났다. 

산재보험법상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계약한 집배점은 노무를 제공받은 날을 기준으로 내달 15일까지 입직신고를 해야 한다. 입직신고를 하면 산재보험에 자동 가입된다. 

다만, 본인이 직접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하면 가입하지 않을 수 있다.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란 산재 적용 대상인 특수고용직(이하 특고) 근로자가 스스로 산재보험 가입을 거부할 경우 이를 허용하는 것이다. 특고의 경우 일반 근로자와 달리 사업주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해당 제도를 두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이러한 산재보험 적용제외 제도를 악용하는 집배점이 많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택배기사 가운데 산재보험에 들고 싶어도 부담료 절반을 부담하기 싫은 집배점이 이를 허용해주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쓰게끔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8일 배송 업무 중 사망한 택배기사 고(故) 김원종씨는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작성해 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서 김 씨의 산재 적용 제외신청서가 집배점 직원의 대필로 작성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근무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입직신고는 겨우 10일 전에 돼있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집배점이 택배기사에게 강압적, 일방적으로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을 진행하는지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부정행위 항목'으로 간주, 집배점 계약해지 조건에 추가키로 했다. 

더해 회사와 집배점은 통상 2년 단위로 재계약을 진행하는데 이와 같은 부정행위를 취했을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전국 집배점장들과 특별 개선 계획을 수립해 내년 상반기까지 입직신고율을 10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 CI.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CI. (사진=CJ대한통운)

택배업무 중 '과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받았던 분류작업 인력 투입도 시작된다.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과 강도를 대폭 낮추기 위해 분류지원 인력 4000명을 내년 1분기까지 단계적으로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전문기관에 의뢰한 택배기사 적정 배송량 컨설팅 결과가 연말까지 나오면 택배기사들에게 작업량 조정을 권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별 집배점과 분류지원 인력 비용 분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분류지원 인력 비용은 집배점과 분담하는 것이며, 택배기사 부담은 없도록 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택배기사 전원에게 무상 지원하는 건강검진은 내년부터 시행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심혈관계 질환 검사, 혈액검사 등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도 추가한다. 고위험군 소견자에게는 추가 검진 및 건강관리를 독려한다. 안전보건 공단 산하 근로자건강센터를 통한 전문 의료상담도 터미널 당 연 3회 진행한다.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은 CJ대한통운이 전액 부담키로 했다.

작업강도 완화를 위한 첨단기술 도입도 빨라진다. 전체 물량의 90% 정도를 차지하는 소형상품을 전용으로 분류하는 'MP(Multi Point)'를 현재 35곳에서 2022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한다. 기존 1400여억 원을 투자해 전국 181곳에 설치한 자동분류기 '휠소터(Wheel sorter)'와 시너지를 이뤄 택배기사들의 작업강도가 대폭 완화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CJ대한통운은 2022년까지 1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한다. 기존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들이 더욱 안정적인 작업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며 "현장 상황에 맞춰 성실하게 이행하고, 진행경과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직접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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