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몸값 '고공행진'···4대 금융지주와 어깨 나란히
카카오뱅크 몸값 '고공행진'···4대 금융지주와 어깨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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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완료 후 기업가치만 9조원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카카오은행)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외국계 사모펀드로부터 잇따라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9조원대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출범 3년 만에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앵커에쿼티가 카카오뱅크의 2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발행 주식수는 1064만주로 주당 가격은 2만3500원이다. 앵커에쿼티의 주금 납입일은 다음달 7일이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7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및 구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탈을 새 주주로 맞았다. TPG캐피탈도 앵커에쿼티와 유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카뱅은 TPG캐피탈에 2500억원 규모의 1064만주를 배정했으며 주당 가격은 2만3500원이었다. 앵커에쿼티는 이달 12일 2500억원의 주금을 납입했다.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의 주금 납입일은 다음달 29일이다.

앵커에쿼티와 구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가 모두 마무리되면 카카오뱅크의 납입자본은 10월 말 기준 1조8256억원에서 2조8256억원으로 1조원 증가한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증자 규모와 더불어 두 사모펀드가 바라본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주당 발행가격 2만35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8조8300억원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총 기업가치는 9조5800억원으로 뛰게 된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다. 올해 6월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0배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주당 발행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한 PBR은 4.93배로 월등히 높다. 이날 기준으로 이미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7조2227억원)을 넘어섰고 하나금융지주 시총(10조8387억원)에도 근접했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지주(19조4806억원)와 신한금융지주의 시총(17조3036억원)과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두 리딩뱅크가 분기 1조원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총자산만 수백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존 은행들과 달리 카카오뱅크가 시장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배경에는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국민 플랫폼 카카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온라인으로만 영업을 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의 수혜를 봤다는 시각도 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 증가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달리 혁신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와 대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점포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대출규모가 확대되면 이익경비율(CIR)은 하락하고, 기존 은행과는 다른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이번 기업가치 평가가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의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장외주식시장 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수십조원에 달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장외주식시장(증권플러스)에서 1주당 8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발행주식수(3억7573만6442주)만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시총만 33조650억원이다. 이를 두고 '거품' 논란이 계속되면서 카카오뱅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사실 카카오뱅크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만 보면 단기간에 밸류가 수십조짜리인 기업이 올라온 상황이라, 기대가 되는 회사인 것은 맞지만 너무 무겁지 않냐, 시장 유동성이 소화할 수 있겠냐, 이런 시각들이 있었다"라며 "차라리 몸값을 낮춘 뒤 시장에서 잘 올리는 전략이 상장하려는 기업에도, 시장에도 긍정적인데 그런 측면에서 9조 정도 가격이면 긍정적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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