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진칼, 대한항공 지분 '700억 추가매집' 여력 남겼다
[단독] 한진칼, 대한항공 지분 '700억 추가매집' 여력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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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전경. (사진=한진그룹)
한진그룹 전경.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주진희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키로 한 한진칼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으로부터 받게될 자금 8000억원 가운데 일부를 대한항공 지분을 끌어올리는데 한차례 더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7일 항공업계 및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수혈받기로 한 8000억원 중 7300억원은 대한항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남은 700억원에 대해서도 추후 대한항공 주식을 추가 매집하는데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나머지 자금 700억원은 추후 대한항공 주가가 떨어질 경우 지분 추가 매집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칼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산은으로부터 총 8000억원을 수혈받기로 했다. 구성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5000억원, 교환사채(EB) 3000억원이다. 한진칼은 이후 대한항공이 실시하기로 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7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한진칼이 산은으로부터 받는 자금을 일부 남겨둔 이유는 우선 대한항공의 추가 주가 하락을 대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이 실시키로 한 2조5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한진칼의 3자배정 유상증자와 달리 실권주(기존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음으로 인해 실권하는 주식)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즉, 기존 주주들 가운데 실권이 나오게 되면 또 다른 주주가 증자 배정 물량을 늘림으로써 지분구도가 뒤바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분을 추가로 매집할 여력을 남겨둔 것으로 관측된다.

산은도 대한항공 주식을 확보할 여지가 있다. 한진칼이 산은을 대상으로 발행할 EB가 대한항공 주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은이 추후 대한항공 주식에 대한 교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한진칼이 산은에게 발행하는 EB는 한진칼 주식을 기반으로 한게 아닌 대한항공 주식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며 "나중에 산은이 희망할 경우 채권 대신 대한항공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이 향후 추가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산은이 대한항공의 증자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즉, 한진칼과 산은을 합한 대한항공 지배력을 향후 더 높일수 있는 토대가 된다.

한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연합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정관을 위배한 것이라고 보고 신주 발행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 및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공시상으로 밝혔기 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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