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조원태·산은 '밀실야합'···법적수단 총동원해 저지"
KCGI "조원태·산은 '밀실야합'···법적수단 총동원해 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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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전체 상대로 유상증자 뒤 실권 생기면 산은에 배정해야"
대한항공 여객기(사진 왼쪽)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대한항공 여객기(사진 왼쪽)와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KDB산업은행의 한진칼 주주 등극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제동이 걸릴 지 주목된다.

KCGI는 16일 '조원태 회장과 산은의 밀실야합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조원태 회장의 단 1원 사재출연도 없이 오직 국민의 혈세만을 이용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회장의 사적이익을 위해 국민혈세 및 주주와 임직원을 희생시키는 이런 시도에 대해 법률상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KCGI는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에 소속해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3자연합의 지분율은 46.71%로 조 회장 측(41.4%) 보다 우세한 상황이지만 산은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 706만2146주를 배정받으면서 한진칼 지분 약 10.66%를 보유하게 돼 3자연합과 조 회장의 지분율은 낮아진다.

산은이 조 회장의 우군역할을 하면 KCGI를 비롯한 3자연합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막을 내리는 셈이다.

KCGI는 "부채비율이 108%에 불과한 정상 기업 한진칼에 증자한다는 것은 명백히 조원태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우호 지분이 되기 위함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과 같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유상증자는 한진칼 정관상 이사회 의결만으로 제3자 배정을 결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진칼의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면 주주 전체를 상대로 유상증자를 한 뒤 실권이 생겼을 때 산은에 배정하는 방식이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는 게 KCGI 측 입장이다.

KCGI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결정에 대해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함께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 등의 법률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CGI 측 법률 자문은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고 있다. 우호적인 이사를 신규 선임키 위해 내년 3월 정기총회에 앞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반면 한진칼과 산은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의결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칼은 이날 공시를 통해 "이번 유상증자는 정부의 산업정책에 따라 산은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해 한진칼 및 대한항공의 경영정상화와 항공산업의 개편을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제3자 배정을 결정한 근거로는 발행주식총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긴급한 자금조달을 해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등을 사유를 명시한 '정관 제8조 제2항'을 들었다. 신주 배정기관으로 산은을 선정한 배경으로는 '산업재편 및 구조조정 전문 금융기관'인 점을 꼽았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도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을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대한항공은 자본시장에서 통합 시너지를 기반으로 한진칼이 참여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보다 효과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아울러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주사 요건은 20% 지분 요건에 미달하게 되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시 지분율이 더 하락하게 되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 성과를 매년 평가해 평가등급이 저조할 경우 현 경영진의 해임 등 경영조치 등을 할 예정이며, 일방적으로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는 안 할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와 관련한 논란에 해명했다. 이어 "기업가치 제고와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3자 연합과 기타주주와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산은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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