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진칼 주요주주 델타항공-KCGI '동병상련' 되나? 
[초점] 한진칼 주요주주 델타항공-KCGI '동병상련'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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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봉. (사진=키움증권 HTS)
한진칼 주봉. (사진=키움증권 HTS)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의 '초대형 빅딜'이 성사될 경우 한진칼 주주간 이해관계가 기존과는 사뭇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는 실제로는 대한항공의 대주주인 한진칼이 될 공산이 크다. 대한항공 지분 27.44%(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 항공 실제 인수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13일 금융투자 업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최대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한 후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이 경우 한진칼의 기존주식(구주) 가치가 희석되는 절차가 발생하느냐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13일 오전 9시 13분 기준 한진칼은 전거래일 대비 8.02% 급락한 7만7800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3자배정 유상증자를 할 경우, 한진칼의 기존 주식 가치가 희석될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입장에서는 국민혈세로 한진칼을 지원하면서 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발행할 신주가격을 현 시가 수준으로 책정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이에 따라 한진칼의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하락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한진칼의 주요주주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22.44%), 그레이스홀딩스(19.55%), 델타항공(14.90%), 대호개발(9.30%) 등이다. 이 가운데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을 놓고 조회장과 지분 경쟁을 해온 강성부펀드(KCGI)측이다. 반면 델타항공은 KCGI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아온 조회장의 우호세력이다. 지난해 6월부터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며 조원태 회장에 대한 '백기사'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러나 정부가 한진칼에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할 경우 강성부펀드 측이나 델타한공측 모두 보유주식에 대한 가치 하락우려는 감내해야 한다. 경영권 분쟁을 놓고서는 서로 반대되는 입장이었지만 이젠 주식 가치 하락을 막아야 하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일 수도 있게 됐다. 

여기에 올해 6월 기준 2291%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부담, 1년 이내 상환 의무가 있는 4조7979억원에 달하는 유동부채 등도 이번 빅딜이 현실화 될 경우 한진칼이 짊어져야 할 몫이 된다.

56% 수준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을 해결하기 하기 위해 한진칼을 통한 정부 자금이 추가로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 물량 부담만 놓고 봐도, 한진칼의 주요 주주들이 이를 마냥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조원태 회장과 한진칼 입장에서는 정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그간 백기사 역할을 해 준 델타항공의 보유주식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다만, 델타항공이 본격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한진칼 주가가 3만8000원~4만1000원대였던 것에 비교해 현재 가격대는 7만원대 후반이라는 점에서 델타항공의 판단에 따라 앞으로 차익시현을 할 수 기회는 남아 있다.

반면 한진칼의 자회사 대한항공의 2대주주인 경방은 한진칼의 주요주주와는 입장이 좀 다르다는 평가다.  

경방은 에이치와이케이제일호사모투자를 통해 대한항공의 지분 8.23%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경방에 이어 국민연금공단과 GS홈쇼핑이 대한항공 지분 5.82%, 5.5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이 정부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대한항공은 인수주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초대형 빅딜'의 시너지만 누리는 입장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브랜드를 각각 따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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