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 발휘하는 해외건설, 전년 수주액 넘어섰다
'뒷심' 발휘하는 해외건설, 전년 수주액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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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227억달러···전년比 27% 상승
국제유가 상승·코로나 백신 개발···불확실성 해소 기대
멕시코 프로젝트 현장 사진.(사진=삼성엔지니어링)
멕시코 프로젝트 현장 사진.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수주가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을 넘어섰다. 더욱이 최근 초대형 수주 프로젝트도 잇달아 터지고 건설사들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이제는 300억달러 달성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0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이날까지 누적된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227억달러(25조3718억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178억달러로 집계된 것과 비교해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 기록인 223억달러를 넘어선 결과이며, 연말 파이프라인 수주 결과에 따라 300억 내외의 수주고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건설 수주 전망 추이는 올해 등락을 거듭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전 연초만 하더라도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수조원대 해외수주 '잭팟'을 연이어 터뜨리며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13년 만에 해외수주액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해'를 보냈던 지난해를 떨쳐보내고, 연간 300억달러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하반기까지도 가라앉지 않았고 해외건설의 분위기도 반전됐다. 지난 3~5월동안 월별 17~18억달러 수준을 기록했던 월별 해외건설 수주액은 6월에는 13억25000만달러를 기록한 뒤로 △7월 6억5400만달러 △8월 10억4116만달러 △9월 6억4882만달러를 보이는 등 하반기 들어 수주고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다행히 4분기 들어 해외수주는 회복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6억달러 수준에 그쳤던 해외수주는 10월에만 19억달러를 기록했다. 더욱이 현대건설의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프로젝트'(19억9000만달러)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수주한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36억달러) 등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11월 중하순께 실적이 반영되면 280억 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연말 협상 조율을 통해 계약까지 이어지는 데는 변수가 많아 300억달러 달성은 불확실해 보인다"라면서도 "다만 이미 전년 수주액을 넘어섰고, 어느 정도 증액 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향후 해외건설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계획은 물론 미국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되고 있고 백신 개발 소식이 조금씩 들려오는 데다 국제 유가도 연말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등 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요소들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가 회복으로 중동 국가들의 재정이 안정되고 사업도 발주해 국내 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는 구조인데, 유가 회복이 더뎌 기대했던 수준 만큼 올라오지는 못했다"라면서도 "OPEC 감산, 미 대선 마무리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중동발 발주가 늘고, 그동안 지연됐던 대형 발주 프로젝트들의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해외건설 수주 현장들의 수익성 관리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건설 현장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협상에 난항을 겪었고, 공사기간 지연 및 관리비·간접비 등이 발생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해외 주된 사업장들이 대부분 수익성 악화로 원가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라며 "기대 수준보다도 더욱 수익성이 나쁜 상황으로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사업에서 발을 뺄 것인지 심각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선별적인 사업 수주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신규 수주 물량도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존 수주했던 물량들의 원가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어떻게 적자를 예방하고 하락폭을 최소화할 것인지 고심해야 하는 일이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건설의 최대 이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국내 주택·토목 등의 공공 발주가 늘어나는 만큼 해외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보다는 기존 현장관리를 최우선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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