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바이든 당선, 韓성장률 높일 것···환율 1050원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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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교역, 미국 경제회복에 도움···기업·환경규제는 부담"
"친환경 정책, '그린 뉴딜'과 일맥상통···적극 지원"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손병환 NH농협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손병환 NH농협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데 대해, 국내 5대 시중 은행장들은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국내총생산(GDP) 등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긍정적 변화가 올 것으로 기대했다. 은행장들은 최근 국내 은행권의 그린 뉴딜 지원 등 친환경 녹색금융 노력이 바이든과 미국 민주당의 정책 방향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은행장들은 또 이번 선거 결과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진단했다. 구체적인 원달러 환율 범위에 대해서는 연내 최저 1,100원까지 하락한 이후 내년에는 더 내려가 최저 1,050원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장들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서면 질문에 대해 다섯명 모두 바이든의 백악관행을 '긍정적 변화'로 평가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바이든 후보 당선,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앞으로 4년간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수출에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허행장은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재정지출 확대에 적극적이고, 미중 갈등을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해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 대해 그는 "바이든 후보가 관세 정책에도 부정적인 만큼,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큰 정부를 선호하는 민주당과 바이든의 성향으로 미뤄, 코로나발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환경 분야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적극적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라며 "이에 따른 미국 경제의 정상화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진행장은 또 "바이든 후보가 자유무역을 선호하고 관세 인상에 비우호적이므로, 당선 후 미중 간 극단적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훼손 가능성이 줄고 중국 내수도 성장하면서 한국 수출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역시 "바이든이 2.5조달러(2천800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 과감한 재정 지출을 추진하고, 서민층의 고용 안정과 생계 유지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함께 지행장은 "바이든의 기업·금융·빅테크 규제와 증세 등은 기업 활력 저하로 이어져 미국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비슷한 근거를 들며 "바이든 승리가 확정되면 내년 한국 GDP 성장률 상향 요인"이라고 밝혔다. 권행장은 "중장기적으로도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같은 경제협력체제 참여와 신재생·청정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 등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다자간 무역 활성화, 대(對)중국 압박 완화로 한·미·중 가치사슬이 복원되면 국내 경제 성장률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투자 확대로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제품 수출 확대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업 증세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플랫폼 기업 대상 반독점법 등이 추진되고 기후협약 재가입 등 환경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정책들은 기존 글로벌 리딩 기업의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중국에 대한 통상 압력 완화가 한국 기업에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된다. 

은행장들은 최근 국내 은행권이 추진해 온 그린뉴딜 지원 등 친환경 녹색 중심의 경영과 관련해 바이든 및 미국 민주당의 정책 방향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허행장은 "바이든의 기후변화 대응 등 전반적 환경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하며 "우리 정부의 뉴딜 정책 방향과도 어느 정도 일치하고, KB국민은행도 지속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진행장도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은 우리나라의 그린 뉴딜 사업과 관련이 많다"며 "해당 분야 비즈니스 강화가 필요하며, 신한은행도 ESG 관련 투자와 금융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장 권행장은 "바이든 후보는 대통령 취임 첫날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선언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우리은행도 그린 뉴딜 사업 등에 동참하며 신재생에너지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녹색금융지원을 늘리고 있다"고 답했다. NH농협은행 손행장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자국의 이익뿐 아니라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 리더 국가로서의 책임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환율 추이와 관련해서는 5대 시중 은행장들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둔 것이다. 

구체적인 원달러 환율 범위와 대해서는 은행장들은 대체적으로 연내 최저 1,100원까지 하락하고 내년 추가 하락해 최저 1,050원 선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동결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추가 인하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달러 약세'의 요인으로 은행장들은 △바이든 당선 이후 대규모 재정지출에 따른 미국 재정적자 확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저금리 기조 지속 △규제 강화와 증세 등에 따른 기업활력 위축으로 인한 대미 자금유입 약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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