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JT저축은행 매각, 대주주 심사·노조 반대 '변수'
[초점] JT저축은행 매각, 대주주 심사·노조 반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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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금융투자' 우선협상대상자···인수가 1463억원
JT저축은행 외관 (사진=JT저축은행)
JT저축은행 외관 (사진=JT저축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JT저축은행의 '새 주인 찾기' 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마지막 관문만 넘으면 내년 초에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다만,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 측 반발에 따른 진통은 넘어야 할 산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금융회사 J트러스트그룹은 국내 계열사 JT저축은행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브이아이금융투자를 선정했다. 지난 6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을 내놓은 지 5개월여 만이다. 브이아이금융투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해 인수한 선물투자회사다.

매각가격은 1463억7600만원으로, J트러스트그룹이 보유한 JT저축은행 지분 100%(1999만6800주)가 대상이다. 올해 상반기 JT저축은행의 순자산이 133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 수준으로 적용됐다.

업계는 JT저축은행의 몸값을 두고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이라고 보고 있다. 당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던 JB금융, 한국캐피탈 등이 발을 빼고 사모펀드 간 경쟁 구도로 압축됐을 때, 후보자들이 PBR 1배~1.2배 내외에서 인수가를 적어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PBR이 1.1배에 그쳤다는 점은 J트러스트그룹 입장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인수전 초반까지만 해도 JT저축은행은 수도권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는 등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아 인수가가 2000억원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2015년 J트러스트에 매각된 후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경쟁만 치열했더라면 더 높은 가격에 매각이 가능했을 것이란 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지난 6월 기준 JT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조5345억원으로 5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거래된 대한저축은행과 스마트저축은행은 PBR 약 1.4배, 1.2배 정도에 인수가가 책정된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식은 흥행열기가 인수가 책정에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다"며 "M&A 시장에서 알짜라고 평가 받은 거치고는 생각보다 낮게 인수가가 형성된 편"이라고 말했다.

매각 마무리까지 남은 절차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하면 브이아이금융투자가 JT저축은행을 최종 인수하게 된다. 심사 기간은 신청일로부터 60일로, 인수까지 최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국이 이번 인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일단 인수주체가 사모펀드 뱅커스트릿PE가 아닌 브이아이금융투자라는 점에서 일각에선 거래종결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본다.

통상 경영참여형 PEF가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경우 금융당국은 향후 10년간 경영계획을 요구하는 등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평가잣대를 더 깐깐하게 한다. 사모펀드가 매매차익을 노리고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열을 올릴 수 있어서다.

실제 뱅커스트릿PE는 JT저축은행 본입찰 참여 당시 심사 문턱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매도자 측에 계약금을 몰취당하지 않기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주체로 브이아이금융을 택한 것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노조의 거센 반발이 변수로 꼽힌다. 전국사무금융노조 측은 "인수주체는 선물투자회사지만, 실질적인 운용 방식은 사모펀드와 다를 게 없다"며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불허를 요구하고 있다.

이진한 사무금융노조 JT저축은행지회장은 "사모펀드는 적격성 심사에서 통과하기 어려우니 브이아이금융투자를 내세워 인수에 나선 것"이라며 "매각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까지 실무교섭을 6차례 가졌으나 사모펀드로 넘어가는 걸 반대하지 않는 조건에서 전 직원 3년 고용보장 등만 언급했다. 이마저도 원매자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선 노조가 반대를 이어가면 매각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J트러스트그룹 측은 "원매자 측이 직원 고용 안정화 등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이 외에도 장기 투자 의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브이아이금융투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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