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예고한 증권업계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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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증권사 순익, 분기 연속 1조원 돌파 전망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브로커리지 호조 주효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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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권업계가 잇단 악재에 위축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면서 그간 적잖이 등장했던 비관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5곳의 순이익이 전 분기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중소형사도 깜짝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 증시를 떠받친 일등공신 '동학개미'가 여전히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합은 1조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995억원)과 비교해 69.9%(4190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가 순이익 2500억원으로 선두 등극이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에 무려 1339억원 적자 전환하며 꼴찌로 전락한 바 있다. 하지만 주요국 증시 반등과 위탁매매 부문 수수료 호조에 한 분기 만에 힘입어 큰 폭 반등에 성공했고, 3분기 선두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수년간 선두 각축을 벌여온 미래에셋대우(2407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75%대 성장이 예상된다. 균형 있는 사업구조와 차별화된 리스크 관리, 해외법인의 견고한 성장이 돋보인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 환경에도 선방하는 실적을 지속 중이다. '옵티머스 사태'로 근래 몇 년 새 최대 위기가 도래한 NH투자증권 역시 두 배 급증한 1699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최다 증가율이 예상되는 키움증권의 선전이 단연 눈에 띈다. 키움증권은 올 3분기 179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168% 급증한 수준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인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178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분기 2215억원을 거두며 상반기(2282억원) 전체의 대다수 비중을 점한 바 있다. 

증권업계의 연이은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식거래 급증에 기인한다. 올해 코로나19 국면에서 '동학개미운동'을 주도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거래대금이 전례없이 증가했다. 이에 증권사는 개인 고객 급증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을 크게 내면서 호실적에 주효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6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21조7790억원)보다도 26.7%,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221.5% 급증한 수준이다.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 21일 기준, 55조2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증권은 활발해진 주식거래에 따른 브로커리지 호조에 힘입어 사모펀드 관련 이슈 등에 따른 어려운 환경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3분기 순이익 2084억원, 영업이익 2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0%, 207% 급증했다. KB증권 측은 "고객수탁고 증대 노력의 결실로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원 증가한 것이 호실적에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도 3분기 순이익 1155억원, 영업이익 13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개선된 실적을 냈다. WM(자산관리) 부문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기인했는데, 시장 호조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로 증권중개 수익 확대가 지속한 결과라고 하나금투 측은 자평했다. 여기에 투자은행(IB) 부문 선전도 호실적에 일조했다.

중소형사들의 잇단 분기 최대 실적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544억원, 순이익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200.6% 급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인 250억원대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준이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3분기 누적 1000억원을 넘겼다. 기존 핵심 사업인 투자은행(IB) 부문의 호조와 주식거래 대금 확대에 따른 수혜가 주효했다. 한양증권도 전 부문에서의 호조에 힘입어 3개 분기 연속 최다 실적이 점쳐진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개인 주식 투자 증가가 이어지면서 국내외 주식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탁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부 증권사의 경우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조기상환 등 관련 이익 증가가 발생했고, 기업금융도 견조한 수익 시현을 유지하면서 증권업계 호실적이 점쳐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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