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5류"···그가 남긴 '말'
[이건희 별세]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5류"···그가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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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12월1일 제2대 삼성그룹 신임 회장 취임식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1987년 12월1일 제2대 삼성그룹 신임 회장 취임식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생전에 그가 남긴 말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특유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삼성 경영의 초석이 될 만한 다양한 발언들을 남겼다.

특히 변화와 위기를 먼저 진단해내고, 적기에 던진 촌철살인과 같은 메시지는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을 하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33년 전인 지난 1987년 12월 1일 45살 나이로 삼성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건희 회장은 한국의 대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는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으나 수많은 명언을 남기며 발언 하나하나가 매번 큰 화제를 모았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프랑크푸르트 소재 한 호텔에서 기업의 성장을 위한 개혁을 주문하면서 했던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은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 그룹을 명실상부 재계 1순위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이끌며 사업가로서 남다른 선구안을 가졌던 그의 어록을 살펴본다.

다음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주요 발언.

▲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삼성의 제2 창업에 찬란한 영광이 돌아오도록 힘차게 전진하자." (1987년 12월 취임사)

▲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공존공영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어깨를 겨루게 됐고, 이런 놀라운 성장에 삼성이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다. 지산 반세기의 발자취를 거울로 삼아 삼성의 위대한 내일을 설계하자. "(1988년 3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가족이다. 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 줘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이며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 (1988년 1월 신년사)

▲ "뛸 사람은 뛰어라. 바삐 걸을 사람은 걸어라. 말리지 않는다. 걷기 싫으면 놀아라. 안 내쫓는다. 그러나 남의 발목은 잡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왜 앞으로 가려는 사람을 옆으로 돌려놓는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출근부 찍지 마라. 없애라. 집이든 어디에서든 생각만 있으면 된다. 구태여 회사에서만 할 필요 없다. 6개월 밤을 새워서 일하다가 6개월 놀아도 좋다. 논다고 평가하면 안 된다. 놀아도 제대로 놀아라."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이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생산 현장에 나사가 굴러다녀도 줍는 사람이 없는 조직이 삼성전자이고, 3만 명이 만들고 6천 명이 고치러 다니는 비효율, 낭비적인 집단인 무감각한 회사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

▲ "과장에서 부장까지는 5시까지는 정리하고 모두 사무실을 나가세요. 이것은 명령입니다." (1993년 7·4제 실시를 지시하면서)

▲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50년, 100년과 맞먹는 기업경영의 변화, 세계 역사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1994년 1월 신년사)

▲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

▲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이에 따라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19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中)

▲ "제트기가 음속(1마하)의 두 배로 날려고 하면 엔진의 힘만 두 배로 있다고 되는가. 재료공학부터 기초물리, 모든 재질과 소재가 바뀌어야 초음속으로 날 수 있다." (2002년 4월 사장단 회의)

▲ "200∼300년 전에는 10만∼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 살렸지만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10만∼20만 명의 직원을 먹여 살린다" (2002년 6월 인재 전략 사장단 워크숍)

▲ "인재를 키우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과나무를 심어야 한다." (2003년 5월 사장단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2003년 6월 언론사 인터뷰)

▲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과 브랜드,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분야들이 좌우할 것이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삼성만의 소프트를 창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2004년 1월 신년사)

▲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다." (2007년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2011년 1월 신년사)

▲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다." (2012년 여성 승진자 오찬)

▲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2010년 3월 경영복귀)

▲ "새로운 10년이 시작된다. 옛날과 달라서 21세기 10년은 빠르게 온다고 생각한다." (2010년 12월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위대한 내일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다시 한 번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자. (2012년 11월 취임 25주년 기념식)

▲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 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

▲ "다시 한번 바꿔야 한다.  5년 전, 10년 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 내자.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으려면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2014년 1월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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