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팬데믹에 특화된 BCP
[전문가 기고] 팬데믹에 특화된 BCP
  • 조한태 삼성화재 GLCC(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 walkhum.cho@samsung.com
  • 승인 2020.10.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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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태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조한태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수석연구원

중국 우한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급증함에 따라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 3월 11일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였다. 이에 각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을 봉쇄하였다.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발생이 주춤하자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봉쇄령을 조금씩 풀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 WHO(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 인구의 10%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독감과 함께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이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의 특성 상 백신 및 치료제의 개발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는 전세계를 강타해 예측하지 못한 거대 충격을 의미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이 되고 있다.

 코로나 감염환자 발생으로 인하여 한순간에 사업장이 폐쇄되고 비즈니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많은 기업들이 경험하였다. 불의의 사태에 대비한 계획과 준비 그리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

기존의 영향기반(Impact-based) BCP의 경우 사고의 종류에 관계없이 대응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으나, 코로나19와 같은 맞춤형 대응이 필요한 위기에는 시나리오기반(Scenario-based) BCP가 더 효과적이다.

 감염병은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한 번 발생하면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로 평가되고 있다. 특정지역에서 발생해 제한된 국가 또는 기업에 영향을 주던 일반적인 재해와는 달리 감염병의 경우 여러 국가와 산업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의 BCP 수립은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회사의 거버넌스(Governance)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감염병은 기업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의 감염병 위기 단계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 특성에 맞는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주요 의사결정 조직체계와 위기 선포 기준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위기 단계별 업무 연속성 확보를 위한 의사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다음으로 기업의 핵심 업무 및 서비스의 분석을 통해 중단시의 영향과 업무 재개시 필요한 인력, IT시스템, 설비 등 소요자원을 파악하고 감염병 발생시 핵심 업무 및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러한 기업의 핵심 업무 및 서비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 연속성 전략을 수립해야한다. 최근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도 급격히 달라졌다. 클라우드 등 IT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기업의 연속성 전략 수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는 실행하기 어려웠던 원격근무(재택, 거점 오피스 등)와 화상회의도 효과적인 전략으로 채택되고 있다.

감염병과 같은 재해는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채택했던 인근 지역 대체 사업장이나 인력 공급 전략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제조업들은 재택근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생산공정에 무인화·자동화 또는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다수의 인력 공급 중단시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글로벌 공급망도 흔들리고 있다. 중국 등 특정국가 중심의 생산거점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기업들이 효율성만을 고려하였다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는 공급망의 안정성에 무게를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수립한 세부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철저한 BCP 수립이 필요하다. 감염병 발생 단계별 비즈니스 운영체계를 사전에 계획하고, 발생시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위한 위기 대응 및 자원 확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구축된 BCP는 유효성 검증을 위해 모의 훈련이 중요하다. 훈련을 통해 미비점과 개선점을 도출하고 이를 BCP에 반영해야한다. 일부 기업들은 지난 코로나19 대유행기에 기존 구축된 BCP의 유효성을 검증하였고 미흡한 부분은 업데이트를 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리허설을 수행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내부 직원, 고객사,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와 언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BCP 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좀 더 정교하게 구축하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중소기업은 BCP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고 있더라고 제대로 가동되는 경우가 적다. 위기시 업무 복구를 위한 자원의 대체가 어렵고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BCP 구축이 더욱 더 필요한 이유이다.

삼성화재 GLCC(Global Loss Control Center)는 BCM(업무연속성관리) 컨설팅을 제공한다. 업무연속성관리는 화재, 자연재해 및 공급망 중단 등 위기발생으로 인한 업무 중단시 신속하게 업무 및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한다. GLCC는 지난 10여년 동안 업무연속성관리 컨설팅을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 19와 향후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에 대비하여 팬데믹에 특화된 BCP 구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감염병에 대한 BCP 구축을 통해 기업의 리질리언스(회복력)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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