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6개월 만에 1130원선에 진입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6원 내린 달러당 1139.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19일(1136.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일 대비 1.5원 내린 1140.5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장중 한때 1138.2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중국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한 위안화 강세가 원·달러 환율을 내리 누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중국의 9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등 최신 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4.9%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5.3%)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세계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다.
중국 경제 의존도가 가장 높으면서 금융 시장 개방도도 높은 한국의 원화에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추가 경기부양책 합의가 지연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는 우리경제의 무역흑자 확대 및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으로 수급측면에서도 원화강세 압력이 높아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그동안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와 비교해 원화 가치의 상승 속도가 더뎠으며 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맞물려 디커플링이 해소되는 과정이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한 점도 시장은 사실상 외환당국이 현 수준의 원화 강세를 요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주요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왑 체결로 빠르게 외환시장을 안정시켰고, 미국경제 회복을 위한 경기부양책 등으로 달러화 급증을 일으켰다"며 "이러한 달러화 급증은 전세계적인 주식시장 강세와 함께 달러화 약세를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