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항공업계, 앞다퉈 기안기금 신청···유동성 확보 '사활'
'벼랑 끝' 항공업계, 앞다퉈 기안기금 신청···유동성 확보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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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한산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항공사들이 줄줄이 정부 도움을 요청할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제선 운항에 제동이 걸리자 순환 휴직, 자산 매각, 화물 운송 극대화 등의 자구안을 강구해왔으나 매달 최소 300억원의 대규모 고정비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고용유지지원금 기한마저 만기되는 등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사 '맏형' 대한항공은 금주 내로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신청하기 위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최종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1조원가량의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4월부터 외국인 조종사 전원(387명) 3개월간 무급휴가를 시작으로 6개월간 전 직원 대상 순환휴직에 들어갔으며 화물운송 사업을 강화해 수익을 개선해왔다. 이외에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알짜'로 불리던 기내식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9900억원에 자산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 등 총 2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여기다 한진인터내셔널(대한항공 지분 100% 보유)이 운영 중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 센터의 일부 지분도 매각을 진행 중이며, 지분이 매각되면 대한항공이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1484억5800만원의 영업이익 등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던 대한항공이 연 7%인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기안기금을 통한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잠식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올해 12월까지 순환휴직 등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했으나 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 자구안이었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 또한 서울시의 일방적 공원화 지침으로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서울시는 '3자 매입'으로 매각대금 지급 시기를 앞당길 것과 재산정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3자 후보로 거론된 LH공사와의 협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10~12월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이 만기도래한다는 점과 산은 등 채권단과 내년까지 2조원의 자본 확충을 약속한 것 또한 대한항공에겐 부담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내년의 업황 또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기돼 있는 항공기들. (사진=주진희 기자)
주기돼 있는 항공기들. (사진=주진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정부의 기안기금에 손을 내밀 전망이다. 특히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등 대부분 LCC들은 이달 말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기한이 끝나 무급휴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들은 최근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무급휴직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기안기금 조건을 유일하게 충족하는 제주항공이 최소 1700억원 안팎 규모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필요한 지원 규모, 자구안 등에 대해 최종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제주항공도 금주 내 신청을 완료해 오는 22일 기안기금 운용심의회에서 기금 지원을 받기 위한 요건 충족 여부, 지원 규모, 자금 용도의 타당성 등과 관련한 논의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도 현재 추진 중인 유상증자 이후 자금상황에 따라 기안기금 신청할 계획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 지 모르는 상황이라 기안기금마저 받지 못하면 회사 운영이 힘들 정도"라며 "지원 조건을 완화해 대상을 확대해 줄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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