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린 흑석 9·11뉴타운···11구역만 재개발 본궤도에
희비 갈린 흑석 9·11뉴타운···11구역만 재개발 본궤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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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구역, 현장설명회 건설사 10곳 등판···시공사 선정 절차 '착착'
9구역, 조합 내부 갈등 격화···"사업 차질 빚어져 연내 어려울 듯"
서울 흑석동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일대 거리에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흑석동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일대 거리에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9·1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강변은 물론 '준강남권' 입지에 위치해 대형·중형 규모와 상관없이 다수의 건설사가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1구역은 사업 진척에 속도가 붙는 반면, 9구역은 조합원들간의 갈등으로 사업 속도는 다소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15일 흑석11구역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내달 23일 오후 3시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자 선정 본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단지는 흑석동 일원 8만9317.5㎡를 재개발해 지하 5층~지상 16층, 공동주택 25개 동, 1509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다. 공사비 예가는 4501억원으로 3.3㎡당 540만원 수준이다.

흑석11구역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준공까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첫 번째 '도시·건축혁신' 사업지다. 인허가를 담당하는 서울시·동작구가 함께 참여해 지난 2015년 12월 조합이 설립되고 공공기획 정비계획이 결정된 이후 3개월 만에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지난 6월 23일에는 서울시 특별건축구역 건축심의를 넘었으며, 지난달 2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사업시행계획(안)을 의결하는 등 다른 사업지와 비교해 진행 속도가 빠르다.

더욱이 한강변을 끼고 있어 일부 가구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반포와도 맞닿아 있어 '서반포'로 불리는 등 준강남 생활권 입지라는 점에서 사업성도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요인들로 지난 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대형 건설사는 물론 중견사들까지 총출동하며 10곳의 건설사가 등장했다. 이중에서도 대림산업, 현대엔지니어링,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등은 2명씩 참관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시점에서 대우건설이 경쟁사 대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했다. 대우건설 외에도 일찌감치 수주전에 공을 들여왔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등 유력 경쟁사들이 불참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오랫동안 입찰에 관심을 가졌던 단지"라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조합 관계자는 "내달 입찰을 마감하면 오는 12월 1차 합동설명회에 이어 같은 달 2차 및 시공자 선정 총회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라면서 "오는 12월 예정된 시공자 선정 총회까지 진척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데 조합 모두가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흑석동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흑석동 흑석9구역 일대 주택가. (사진= 박성준 기자)

흑석9구역 재개발 사업도 기존 시공사 교체 이후 새로운 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9구역은 흑석동 일원 9만4000㎡에 아파트 1538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당초 최고 25층, 21개 동을 올리는 것으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공사로 선턱된 롯데건설은 층수를 28층으로 높이고 동을 11개 동으로 줄이는 안을 제시했고, 최고 층수를 제한하고 있는 서울시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재차 인허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조합은 지난 5월 롯데건설을 사업 지연 등의 이유로 계약 해지했다. 현재 9구역 조합은 직무대행 체제로 늦어도 내달 안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집행부 선임 및 시공사 선정까지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9구역은 시공능력평가 최상위 건설사 간 경쟁이 성사될 수 있어 이목이 쏠린다.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시평 1위 삼성물산과 올해 압도적인 정비사업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시평 2위의 현대건설이 동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조합 사무실 인근 플래카드를 걸고, 조합과도 접촉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9구역은 연내 시공사 선정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내달까지 선관위를 선출한다고 하더라도 임원 선임은 늦어질 경우 내년 1~2월까지도 예상된다. 조합원 등기가 나오는 데도 한 달 이상 걸리고, '공공관리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시공사 선정까지는 5~6개월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가 끝나갈 즈음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조합원 간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조합원들은 9구역이 흑석뉴타운 가운데 주택건설로는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되다 보니 이권 개입 등의 물밑 작업이 매우 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실제로 지난 5일 전 진행부가 제기한 소송이 기각되면서 폐쇄했던 조합 사무실도 개방하고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직무대행을 반대하는 조합원들로 인해 재차 연기됐다.

격화된 갈등에 예정된 일정조차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구역의 한 조합원은 "현재 조합은 전 집행부, 현 집행부, 비상대책위원회 등 3개 집단으로 갈라졌으며, 이들은 집단을 대표하는 인물을 각각 조합장 후보로 내세울 예정"이라면서 "하루에도 수 십명의 조합원들이 OS요원(홍보요원)과 같이 쉬지 않고 다른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카르텔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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