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여야 정치권, 옵티머스 피해자 심경부터 헤아려야
[데스크 칼럼] 여야 정치권, 옵티머스 피해자 심경부터 헤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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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매출채권 등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겠다고 해놓고 투자금 1조2000억원을 끌어모은 뒤 실제로는 부실투자를 해 투자자 2900명에 피해를 준 이른바 '옵티머스펀드' 사건. 라임 사태에 이은 대형 펀드사고 정도로 출발한 이 사건이 '권력형 게이트'로 불거지고 있다.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청와대 및 여권 주요 인사들의 연루 여부를 놓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해당 문건은 (옵티머스 측이) 금융감독원에 보이기 위한 가짜문서라는 내용의 보고도 받았다"며 신빙성을 일축했지만, 불과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은 "라임, 옵티머스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청와대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주호영 원내대표을 필두로 특검 도입을 요구하며 한층 거세게 공세하는 형국이다. '최순실 게이트'에 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불공정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감싸안으며 정권을 잡은 현 정부가 그간 수없이 강조해 온 '공정'이 과연 진실인지 위선인지를 가릴 중대 기로다. 

옵티머스사건이 실제 '권력형 게이트'로 드러날 경우, 야권에 있어서는 권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이지만 여권에게는 정권 출범 이후 최대 '위기'가 된다. 여야 모두 이 사건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출발점부터 거센 공방을 벌이는 이유다.

그러나 권력에 대한 생각은 잠시 접어놓기를 바란다. 국민의 지지에서 비롯되는 권력을 얻으려면 피해자들의 마음부터 헤아리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진정성'을 바로 갖기 위해. 여야 모두 옵티머스가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은 돈으로 투자했다는 법인 사무실을 한번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떤가?

피해자들로부터 끌어모은 1조2000억원 가운데 2053억원이나 투자한 씨피엔에스 사무실 주소는 경기도 화성 동탄 소재 상가 6층을 쓰고 있는 사우나다. 남성용·여성용·찜질방 등 주야간으로 운영되는 흔히 보는 사우나다. 옵티머스가 2031억원을 투자한 아트리파라다이스의 주소지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개인 주거용 오피스텔이다. 

둘다 수천억원을 투자할만한 회사의 주소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괴리감이 느껴지는 곳이다. 퇴직금을 조금이라도 불려 노후를 대비해 보려는 마음에 싸들고간 목돈이 실제로는 이처럼 사우나탕을 주소로 하고 있는 회사에 흘러갔으니 이를 본 피해자들은 억장이 무너질 터다. 여야 의원들이 이런 현장을 직접 방문해 느껴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을 어떤 식으로 파악하는게 좋을지 오롯이 피해자들 입장에서 고민해 봤으면 한다.

옵티머스에 사내복지기금을 투자한 한국농어촌공사, 마사회,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들도 억울하다고 한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판매 증권사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느닷없이 드러난 옵티머스 내부 문건으로 인해 청와대와 여권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으니, 문 대통령의 심경도 이만저만 복잡하지 않을리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법무부 장관이 해당 문건에 대해 '가짜문서'라는 표현을 하며 일축한 바로 다음날 "수사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렸을까.

문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지 하루도 되지 않아 검찰의 공소장 이야기가 나돌기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옵티머스펀드 수사를 통해 작성한 공소장에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하고 있고 펀드 설정 및 운용 과정에도 관여되어 있다"는 취지도 적시됐다는 다소 구체적인 이야기다.

파장을 고려할 때, 공소장 관련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었으면 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지시대로 청와대, 여권이 적극 수사에 협조하고, 야당 역시 정권 흠집내기 차원보다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입장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 파악에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게 바로 국민을 위하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김호성 금융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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