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끌' '빚투' 올리지도 내리지도···한은, 0.50% 금리 동결
'코로나' '영끌' '빚투' 올리지도 내리지도···한은, 0.50% 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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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이어 세 번째 기준금리 동결···역대 최저치 유지
자산시장 과열·실효하한 논란에 추가 인하 부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0%에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여전하지만 역대 최저치인 현 수준에서 금리를 더 내렸다간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실효하한(통화정책이 유효한 기준금리 하한선) 논란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7월과 8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째 금리동결 외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금통위) 14일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10월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p 인하한 뒤 5월 다시 사상 최저 수준인 0.50%로 0.25%p 낮춘 바 있다. 이후 7월과 8월, 이달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3∼29일 채권 업계 종사자 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0명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직후 열린 8월 금통위에서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으로 보이지만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그 효과와 코로나19의 향후 전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 금융시장에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제로수준 금리를 고려하면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실효하한까지 내려온 데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과열 논란 속에서 금리를 더 내리면 유동성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빚투'(빚내서 투자하다) 열풍은 꺼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지난 9월 은행 가계대출은 9조6000억원 증가한 96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월 기준으로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대치다. 역대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던 8월(11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한은이 당분간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지나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이미 확인했듯이, 당분간 완화기조가 필요한 경기 국면이지만 추가 인하에 대해 주장한 위원은 부재했다"며 "추가 인하도, 조기 인상도 어려운 국면에서 금통위가 밝힐 수 있는 스탠스와 향후 조치 역시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앞서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통화를 완화적으로 운용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실물 경제 통계를 보면 경기가 꺼진다는 사실은 분명해 현시점에서 섣불리 정책 기조 변화를 시사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위험)가 될 수 있으니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가 전통적인 통화정책 대신 비전통적 수단을 통해 경기상황에 대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온 만큼 시장의 관심은 국채 매입 확대 및 정례화, 금융중개지원대출 확대 등에 쏠린다. 국고채 발행 확대에 따른 채권 시장의 수급불균형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연말까지 정례화 수준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관측도 상존한다. 한은 입장에서 벌써 다음 카드를 소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경기에 대한 판단 역시 11월 전망을 통해 명확하게 전달할 기회가 있고, 미국 대선이라는 큰 불확실성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경기 판단을 상향하거나 희망적인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정부가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한 점, 두 자릿 수 이내의 신규확진자 수를 감안하면 경기가 점차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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