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가계대출잔액 9.6조 급증···영끌·빚투에 또 '역대급'
9월 가계대출잔액 9.6조 급증···영끌·빚투에 또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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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
대기업 대출은 감소 중소기업은 7.3조원 증가
한 은행 지점에서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은행 지점에서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9조6000억원 늘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9월 증가액 기준 가장 많은 규모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빚투'(빚내서 투자하다) 열풍이 아직 지속되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0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9조6000억원 증가했다. 월별 증가 규모로 속보치가 작성된 2004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직전 9월 최대치는 2015년 9월(6조2000억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 3월 두 달 연속 9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던 가계대출은 4~5월 안정됐다가 6월부터 4개월째 월별 역대 최대 증가 기록을 세우고 있다. 

가계대출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과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을 합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지난달보다 6조7000억원 불어나면서 잔액은 702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증가폭은 9월 기준 역대 최대규모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과장은 "주택매매·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기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면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와 대출 실행 사이엔 시차가 발생하는데 6~7월 늘어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실행으로 이어진졌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세로 전세자금대출이 8월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실제 전제자금대출 증가규모는 8월 3조4000억원에서 9월 3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기타대출도 공모주 청약 및 주택관련 자금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폭이 9월 기준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기타대출 잔액은 254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3조원 늘었다. 다만 지난 8월(5조7000억원)과 비교한 증가폭은 축소됐는데 추석 상여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 과장은 "9월 중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10월초 빅히트 공모주 청약 자금수요로 신용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역대 최대 증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의 향방은 가늠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윤 과장은 "금융당국이나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노력이 나타날 수 있다. 금년 중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 4분기에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계는 4분기 대출수요가 많이 발생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 돼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5조원 증가했다. 기업규모별로 코로나19의 충격이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대기업 대출은 2조3000억원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은 7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대기업은 기업들의 분기말 일시상환,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했지만 중소기업은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된 데다 추석 관련 기업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7조3000억원 가운데 3조4000억원은 개인사업자 대출이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충격이 중소기업과 개입사업자에 집중돼 전반적인 자금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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