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9월 경상흑자, 수출 증가에 큰 폭 확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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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경상수지 65.7억달러···4개월 연속 흑자행진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준 '불황형 흑자' 우려
1~8월 누적 흑자 331.9억달러→연간 전망치 60% 달성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8월 경상수지가 65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경상수지 면면을 살펴보면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고 해외여행 등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양상이다. 한국은행은 9월 수출이 7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만큼 9월 경상수지 흑자 폭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성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8일 한은이 발표한 '2020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65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33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경상수지는 이후 5월 22억9000만달러 흑자 전환한 뒤 넉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핵심 축인 상품수지 흑자는 7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46억3000만달러)보다 23억8000만달러(51.4%) 확대됐다. 하지만 상품수지 개선 이면엔 수입 감소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상품수지는 수출로 유입된 돈에서 수입으로 나간 금액을 뺀 것이기 때문에, 수출이 증가하면 수지가 나아지지만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수입이 감소해도 개선되는 효과를 보인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수출과 수입은 모두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수출은 406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3% 줄었다. 석유류,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 지속됐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8월 수입은 원유, 가스 등 에너지류 가격 약세에 따라 원자재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7.3% 줄어든 336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개선됐다. 8월 서비스수지는 8억달러 적자로 1년 전 같은달(15억6000만달러 적자)보다 마이너스 폭이 7억6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급감해 여행수지 적자폭(-4억7000만달러)이 전년 동월(-9억9000만달러) 대비 5억1000만달러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운송수지도 항공여객운송은 감소했지만, 항공화물운임은 상승해 3억9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도 3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6억3000만달러)는 배당소득 감소 등으로 작년 같은 달(20억2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48억4000만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8억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9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주요국 증시 호조와 함께 내국인 해외투자가 28억3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24억3000만달러 불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던 수출이 지난달 반등한 점은 9월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480억5000만달러로 2월 이후 7개월 만에 반등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반등인 셈이다. 수입은 1.1% 늘어난 39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88억8000만달러로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흑자규모도 2년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상품수지가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데다, 통관 기준 수출을 보면 9월 수치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 부분이 유지되면 지난달 국제수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8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331억9000만달러로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540억원)에 60%를 달성했다고 봤다. 이성호 부장은 "전망치 (달성)은 크게 문제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문제는 여전히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큰 불황형 흑자 기조가 지속될 지 여부다. 한은 측은 경기가 쪼그라들며 수입이 줄어들었다기 보다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이 부장은 "수입의 경우 우리나라 총 수입액의 절반이 원자재, 원유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국제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도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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