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중국의 미래
[홍승희 칼럼] 중국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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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가 바뀌는 징후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對) 중국 공격은 그 시작이라기보다 수십 년간 누적됐던 재편의 동력이 드디어 한계점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

중국이 빠른 속도로 첨단산업을 일으킨 것까지는 중국 정책의 성공이었으나 소위 말하는 각종 굴기들로 인해 강대국들의 경계심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외면적 성공에 비해 내실이 충실히 다져지기 전에 너무 일찍 이빨을 드러낸 결과다.

중국의 급격한 성장의 내면은 그간의 저임금 구조를 토대로 한 물량공세일 뿐 기술적으로는 과거의 비정상적 군수산업 기술에 기반을 둔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첨단기술이라고 내놓는 것들 대부분이 다른 나라 기술들을 산업스파이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취득, 카피한 것들이어서 특히 특허에 민감한 미국을 한없이 자극했다.

물론 산업스파이 활동이 늘 그 실체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심증은 있되 물증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다른 무엇보다 예민한 미국의 국가기밀을 해킹한 의혹으로 중국 기술의 종심을 타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화웨이는 중국이 반도체 굴기의 중심으로 삼은 기업일 뿐만 아니라 향후 산업의 기반을 물량으로 장악해 중국이 세계 지배를 해나갈 핵심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첨단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미래기술산업의 핵이니 중국이 반도체기술에 사활을 걸었음직하다.

이런 중국의 전략을 굳이 미국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나라들은 당장 거대한 중국시장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한국만 해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이 제1교역국이 되었기에 중국시장을 손쉽게 놓기 어렵다.

그런 중국이 지금 거의 전 세계 국가들로부터 고립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중국 때리기로 보고 미국의 대중국 전략 동참을 주저하던 유럽 등 많은 선진국들이 워낙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미국의 힘에 끌려가며 중국과의 거리를 벌리고 있다.

물론 미중 무역분쟁이 일방향으로만 쓸려가지는 않는다. 그간 1차 무역합의도 이뤄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압박은 결코 이런 수준에 그치지 않을 조짐들이 숱하게 포착된다.

트럼프의 일방주의라 여겼던 중국 정부도 최근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마저 대 중국 강경노선을 천명하면서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트럼프의 독주하는 스타일보다 바이든의 우방 연합전선 선포가 더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중국 정부는 불과 몇 달 전에 비해 퍽 낮아진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단 미국을 달래려는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미국을 만족시킬 수준으로 낮아지지는 않았다.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영토 문제에 관해서는 결코 물러날 수 없는 저항선을 그어놓은 상태다. 그런 중국을 향해 미국 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각국이 지적하는 초점은 조금씩 어긋나지만 오히려 그런 유럽의 반응이야말로 중국을 다각도로 압박하는 형국이어서 중국 정부를 난감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힘에 의지한 대만이 중국의 일국양제 주장에 정면으로 대응하기 시작했고 홍콩 문제는 당초 반환의 주체였던 영국이나 영연방 국가를 넘어 유럽 각국이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중국을 몰아붙이고 있다. 게다가 대중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길어져만 가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최초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대시키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세계 1위의 성장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됐고 아직은 그런 전망들이 바뀌지 않고 있다. 한국이 그 뒤를 이어 2위이지만 한국이 포함된 OECD 국가들은 한국에 비해 매우 참담한 경제전망을 마주하고 있다. 이 또한 중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주요 요인일 듯하다.

문제는 이후 반도체 관련 국경봉쇄를 당한 꼴이 된 중국의 미래다. 기술발전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루어지겠지만 봉쇄의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는 과거 러시아나 북한 등의 실상에서 분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국의 미래가 북한처럼 처참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다양한 자원과 풍부한 인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경제성장 덕분에 내수시장 또한 커졌다. 탄탄한 내수시장은 외부 봉쇄 속에서도 당분간 버틸 힘을 주고 그 기간 동안 기술개발을 해나갈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도 미국도 그 힘은 소비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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